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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구당 김남수 선생님

사무처

2003.03.19 00:00:00 수

구당 김남수 선생님 매일경제신문 취재 · 보도
89세 나이로 뜸ㆍ침 무료봉사하는 김남수옹

매일경제신문/2003/01/25

"원가가 전혀 들지 않는 침ㆍ뜸은 얼마든지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죠. 아픈 사람은 모두 침 앞에서 평등합니다.

구당 김남수(89) 선생의 지론에 따라 문을 연 '뜸사랑 창신봉사실(ww w.chimtm.net)'은 치료를 받으러 온 생활보호대상자ㆍ노인ㆍ장애인ㆍ 외국인근로자로 항상 붐빈다.

"복지시설을 돌아다니며 '침봉사'를 하는 것을 보고, 금호그룹 고(故 ) 박정구 회장이 금호팔레스빌딩의 사무실을 빌려줘 상설봉사실을 열 게 됐다"며 "환자이자 친구였던 박 회장의 배려가 너무나 고마웠다" 고 거듭 말했다.

이곳 봉사실에서 치료받는 환자는 하루에 120~130명. 환자를 치료하 는데 40분이나 걸리기 때문에 순서를 기다리다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2000년 개원 이래 현재까지 침ㆍ뜸 치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는 약 20 00명, 노인환자는 약 3만명에 이른다.

많은 환자를 치료하다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뜸을 올려놓고 불을 붙이려고 하니 기겁을 하고 도망갔던 외국인 환 자가 치료를 받고 나서는 동료들까지 줄줄이 이끌고 오는 '뜸전도사' 가 되기도 했다.

또 뜸 놓을 위치를 까만펜으로 표시해 두는데 피부색이 유난히 까만 외국인 환자들은 표시한 부분이 구분되지 않아서 뜸 놓을 위치를 찾느라 난감해 했던 일도 있다.

외국인근로자 얘기가 나오자 "환자 중에는 불법체류자도 있다"며 "먹고 살려고 그리운 처자와 고향까지 등지고 타향에 온 이들이 불법체 류라는 이유로 박대받고 병드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선친 어깨너머로 침술을 익히다가 침을 더 잘 놓고 싶어 침 구학을 배웠다는 그는 외국에서 개최되는 침구학 세미나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열심이다.

또 84년 민간의료봉사단체 '뜸사랑'을 만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침구치료 봉사활동도 했다.

요즈음 김 선생은 매일 저녁 홍릉동 자택에서 후학을 가르치느라 여념이 없다.

"60년대 주먹구구식 근대화 정책의 일환으로 서양의술이 장려되면서 우리 정통의술인 침ㆍ뜸은 비과학적인 것으로 천시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침을 배우려는 사람도 없어져 침구학의 명맥이 끊어질 지경입니다.

김 선생은 후진 양성에 열정을 쏟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침술을 전수받기 위해서는 초급 3개월, 중급 3개월, 고급 6개월의 과정을 밟 아야 하고 인턴 3개월을 이수한 후 시험도 치러야 한다.

이렇게 교육 받은 후학들이 1주일에 한 번 '뜸사랑봉사실'에서 환자들을 봐주고 있다.

내년이면 아흔이라는 김 선생은 '참 정정하다'는 말에 "침ㆍ뜸을 하 다보니 내 몸에 대한 감각이 살아난다"며 "몸이 안 좋은 것을 금방 느끼고 뜸을 놓아 다스리니 병이 날 틈이 없다"고 웃는다.

"우리 침ㆍ뜸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의술"이라며 "치 료관광코스를 개발해 우리 침ㆍ뜸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매일경제신문 / 이효정 기자 windhj@mk.co.kr

200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