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곤한의사 칼럼에 대한 반박문

소위 침뜸이나 湯劑의 전문가라 불릴 수 있는 이상곤한의사의 칼럼을 읽으면서 정말 이분은 뜸을 과연 환자분들한테 몇 회나 시술했을까? 간접구는 그렇다 치고 직접구로 과연 몇 회나 시술해보고 이렇게 뜸에 대해 자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고전적 이론에 발목이 잡혀 인류의 오랜 습관과 더불어 축적된 경험의학인 한의학의 큰 기류인 쑥뜸을 작위적으로 해석하여 이렇게 폄훼할 수 있을까 싶다.

쑥 자체를 陰陽으로 보아 쑥은 양이므로 음의 병을 치료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은 단지 음양오행에 꿰맞춘 修辭에 불과하다. 뜸쑥으로는 木氣가 강한 3월 삼짇날 쑥이나 海風을 맞고 자란 강화도 쑥이 최고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외 충남 서해안 지방으로 해서 자월도 남양반도, 백령도에 자라는 싸주아리쑥이 약효가 가장 좋다고 하나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고 야생으로 자란 쑥은 거의 멸종되었다. 어쩌면 강화도가 우리나라 丹田자리에 해당되어 精氣가 응집하고 해풍으로 짠 기운이 있어 뜸쑥으로 사용시 열의 침투가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시중에 나온 직구용 뜸쑥은 5월 端午때 채취한 것이라고 상인들은 말한다.

뜸쑥으로 단오 이전의 쑥은 藥性이 모자라고 단오가 지난 것은 毒性이 있어 직접구는 단오무렵에 채취하여야 하고 말복 무렵에 再伐하는 쑥은 간접구용으로 三伐은 서리 내리기 직전으로 이는 쑥차나 목욕제로 사용된다. 현재 그동안 시장에 나와 있던 직구용 뜸쑥은 대부분이 중국산이었다, 강화에서 나오는 사자발쑥, 싸주아리쑥 등은 시중에 나오기 전에 이미 다른 유통을 통해 소비되기도 하며 뜸쑥으로도 이젠 쉽게 만날 수도 있지만 가격 또한 다소 비싼 것이 사실이며 채취 시기나 장소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뜸사랑에서 한반도의 쑥은 산지가 어디든 3년 이상 묵은 쑥이라면 모두 효과가 있다고 보며 좋은 쑥을 구별하는 법을 설명하면서 굳이 강화도산 쑥이어야만 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이는 쑥의 어떤 약리적인 성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6-70도의 꾸준한 열도를 주어 뜸의 온열효과로 환자의 체내에 이종단백체를 형성케하여 자연치유력을 갖게 함인 것이므로 중국산이든 국산이든 관계가 없는 것이다. 구당선생의 반미립구의 직접구에 대한 핵심은 이것인데 우선 이 점을 이한의사는 간과한 것이다.

한의학의 시각에서 보면, 양의 성질을 가진 쑥은 음의 성질을 가진 병을 치료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대부분의 만성질환 환자들이 정식의 양방병원이 아닌 침술원을 찿을 때는 이미 허증이 되어 찿아 온다. 한의학상 虛實에서 虛證은 음증을 말하므로 무엇보다 補法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증은 대부분 감염성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대개 병원에서 치료가 된다. 따라서 침술원에 實證 환자들이 찾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또한 허실이 같이 섞여 있는 虛實錯雜의 경우가 많다.

대개의 경우 뜸사랑에서의 뜸은 반미립구의 補法을 한다. 일부 瀉法으로 한 곳에 다장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부 한정되어 있을 뿐이다. 적어도 뜸은 보사에서도 보법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구당 선생께서는 오랫동안 쌀알크기의 직접구는 음의 상태든 양의 상태든 모두 자연치유력을 갖게 하여 치유케하는 놀라운 효과를 70여년의 임상 끝에 새로운 장을 열은 것이다. 陰陽도 결국은 物極反의 원리로 언제나 전화할 수 있으므로 종국의 음양은 따로 구분되어 질 수 없는 하나인 것이다. 뜸을 뜨는 재료로서 쑥은 양이라서 음의 병만을 고친다 하는 자체가 모순이요 음양을 절대적인 잣대로 보려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한의사는 침뜸을 보사라고 하는 불변의 잣대를 가지고 구당선생의 진정한 보사는 없더라는 임상적 노하우를 왜 그렇게 貶毁 말씀을 하셨는지 그리고 보도 아니고 사도 아닌 平補平瀉의 방법을 구사하는 진정한 이유를 본인 눈에만 보이는 지식으로(그러나 거의 기본 수준인) 평가하는 것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다.

허임의 보사든 사암의 보사든 자기만의 치료관이 있듯이 구당선생의 치료관은 침뜸을 함께 동시에 치료하는 방법으로 (고서에서는 동시치료를 금지하고 있음) 당대 최고의 침뜸가로 명인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침뜸의학은 이론학문 이전에 침뜸술이란 기술이다. 따라서 어찌되었건 경험에서 나오는 놀라운 치료의 기술은 이론적으로 반한다 하더라도 비록 黑猫白猫를 논한다 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대단한 지적자산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이것은 연구할 대상이요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상한론이나 금궤요락이 언제적 쓰여진 고서인가? 한의는 시대상을 가지고 발전한다. 당시는 전쟁, 전염병과 기근으로 허약해져 있었고 치료의 접근법도 실증에 사기를 몰아내는 사법의 뜸법을 썼을 것이다. 따라서 큰 쑥뜸을 받아내기에는 허약한 자에게는 이 또한 받아내기에 어려운 처지였을 것이다. 쌀 반알 크기의 보법의 뜸을 뜸으로서 오히려 허약해진 몸을 치료하는 것이지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구당의 침뜸의학은 몸학인 것이다.

1915년 일제시대때 태어난 구당선생은 모든 교육을 일제의 치하에서 배웠고 성장기를 보내셨다. 당연히 일본의 교육영향을 안 받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두고 친일이니 어쩌니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나 하는 꼼수에 불과하지 소위 醫道로서 할 짓은 못된다. 한국이나 중국이 쑥뜸과 멀어질 때 이미 일본은 쑥뜸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일본이 우리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해 그랬을까?

2005년 신동아를 운운했는데 어떤 경위로 소개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미 선생은 자신이 啓發한 무극보양뜸과 구당기본침이라는 것으로 어느 환자든 단순화, 표준화 시켰다. 침뜸을 동시에 하는 것이 구당선생의 기본치료법이요 누구나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것으로 보급시켜왔다.

또한 이한의사는 구체적으로 임상 대목으로 들어가면 지적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면서 감기의 원인이 寒인데 왜 熱'이라며 "무식한 얘기를 해도 되는 것인가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감기가 풍한표증만 있는 것이 아니고 풍열표증도 있지 않은가? 소위 말하는 열감기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傷寒에 의해 감기가 들지만 그 寒이 轉化되어 열로 갈 수도 있지 않은가 당연히 이런 경우에도 뜸으로 얼마든지 淸熱이 된다.

寒邪 침습에도 당연히 뜸으로 조절이 되는데 해보지 않고 그저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어떤 감기던지 풍문혈과 폐유혈에 쌀반알 크기로 직접 다장해 보지 않고서 그 효과에 의문을 갖지 마시고, 왜 그런지 학문적으로 연구하여 전 세계에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비판만 하지 말고 탕약 이외의 경제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시길 바란다.

특히나 현대의 만성질환은 오랫동안 뜸으로 보하는 것만이 해결점이라 시사한다. 배우지 않고 연구해 보지도 않은 낮은 한의학 상태에서 글 몇 줄, 대화 한두 마디에서 한의학자가 마치 양의학자처럼의 발언을 하니 우리나라의 전통 한의학의 미래가 너무 어둡기만 한 것 같아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외국에서 그 흔한 논문이나 서적을 보기가 어렵고 이미 중국은 침이나 허브로 이를 세계화하고 WHO에서도 이미 영어와 중국식으로 혈명을 구체화한 마당에 한국의 동양의학 중 그나마의 새로운 한류로서 세계화 할 수 있는 것을 안방에서 폄하하여 끌어 내린다면 궁극적으로 누가 그 혜택을 갖고 누가 그 폐해를 갖게 되는지 진정 안타깝기 그지없다.

장진영씨의 봄날은 갔다. 아니 누구도 영원한 봄날은 없다. 구당선생께서도 암을 침뜸으로 고친다고 말씀하지는 않으신다. 하지만 항암제 투여로 인한 각종 오심구토 등을 억제하고 환자 본인이 투병의지를 북돋아 주고 심지어는 암세포의 덩어리를 줄이게 되는 기적 같은 일들이 미국의 애틀란타에서 임상결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료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한의사는 “만약 허임이 현존해서 위암에 걸린 장진영 씨를 환자로 맞았다면 섣부르게 침을 놓는 일은 안 했을 것이다. 아마도 양의를 찾아가 현재의 상태를 엄밀하게 진단하라고 권했을 것이다. 설사 한의사의 관점에서 치료를 했더라도, 몸을 보하는 것과 같은 가장 효과적인 (하지만 결코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치료 정도에 그치지 않았을까?” 라는 글로 마무리를 짓는 것을 보고 진정한 한의는 이 땅에서 사라졌다고 본다.

양의에서 손 쓸 수 없는 것은 굳이 손도 대보지 말라는 것인가? 그냥 몸이나 보할 정도면 모든 결과는 양의한테 의존하잔 말인가? 지금 서양은 침술을 대체의학이니 보완의학이니 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고 동양의학의 신비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병원에서 고칠 수 없는 환자들이 굳이 한의를 찾을 필요가 있을까? 이한의사의 말대로라면 병원에서의 사형선고는 곧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