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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침술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봉사

2003.03.19 00:00:00 수

"한의사 침술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의료법상 침구시술 자격자 침구사 외에 따로 없어

법률적으로만 본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침구시술권은 공중에 뜬 상태이며 어느 한 집단의 직역(職域)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의료관계법인 국민의료법 시대에는 분명 의료유사업자인 침구사에게 침구시술권이 있었지만, 현행 의료법 안에는 침구시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은 1962년 국민의료법을 의료법으로 개정하면서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정을 없애버리고, "당시 의료유사업자의 자격과 기타 의료상의 권리는 동법(여기서는 개정된 의료법을 말함)에 의해 취득한 것으로 한다"는 경과 규정을 두어 이전에 침구사 자격을 취득한 자의 기득권만을 인정했다. 동시에 보건사회부령 제 85조에 의하여 의료유사업자령 제 3조 및 제 7조의 침구사시험에 관한 규정이 삭제되었는데(1962년 7월 21일), 그 바람에 우리나라는 해방 후 단 한 명의 침구사도 배출하지 못하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그 뒤부터 지금까지 침구 시술권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게 된 것은 시술권을 한의사에게 이양 또는 부여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62년 의료법 제정 당시까지만 해도 한의사는 침구를 전혀 배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격시험에도 침구학이 단 한 과목도 들어있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의료법 제정 이전에 자격을 취득한 침구사의 침구시술권에 대해서는 보호하고 있으나, 의료법 제정 이후의 침구시술권은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96년 12월 헌법재판소에서 한방의료행위 부분이 법령에 아무런 적극적인 개념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침시술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결정했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법령에 규정이 없으므로 침구는 전통민간요법으로 보아 누구에게나 시술을 인정해야한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체했을 때 따는 정도의 시술은 하고 있다. 이 것도 분명 침시술 행위임에 틀림없지만 아무도 시비를 할 수가 없다.
현재의 침구시술권은 어느 한 집단의 권리나 직역이 아니다. 침구를 전혀 배우지도 않고, 검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한의사에게까지 침구를 허용하고 있어, 법률적인 해석 여하에 따라 누가 해도 법률에 저촉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 2002-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