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남북의 침과 뜸 치료의 교류를 모색하는 첫 '통일침뜸학술토론회'가 평양 고려의학과학원 3층 회의실에서 100여명의 남북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남쪽의 뜸사랑·정통침뜸연구소·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과 북측의 고려의학과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고려과학원의 현철 부원장, 김남수 정통침뜸연구소 이사장 등 남북에서 각각 2명의 침뜸 전문가가 발표했다.
'침구학 발전의 현 실태'에 대해 발표한 현 부원장은 "북측에서는 고려의학을 적극 발전시키고, 현대의학과 옳게 배합한다는 전략에 따라 신진 고려의사를 양성하고 있다"며 "고려의학과학원에만 50여개의 전문연구실과 23개의 도·시에 고려병원이 설치돼 있다"고 북한 고려의학체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金이사장은 자신이 직접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한 '통증 없고 흉터 없는 화상 침치료' 방법을 소개하고, 북측에서도 이 방법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장은 국제학계의 침술연구 방향과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침술이 현대의학의 성과와 결합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70여명의 북측 침뜸 전문가는 침으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에 표시하며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침구학'의 수준과 성과를 처음으로 남쪽에 소개하는 계기가 됐다.
홍중양 침뜸연구소 이사는 "2001년부터 세차례 방북해 논의한 결과 성사된 첫 토론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앞으로 1년에 두번씩 토론회를 정례화할 예정"이라며 "침뜸분야에서 기술적으로 앞선 북과의 교류가 남쪽의 침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4.3.2(중앙일보,21면) / 정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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