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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침뜸봉사 참여기

운영자

2003.08.13 00:00:00 수

구당 선생님!!! 휴가도 봉사로...

8월1일
오랜 장마 끝에 찾아온 맑은 햇살!

8월1일 금요일, 오늘은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세상이 달리 보이는 듯하다. 구당 김남수 선생님과 함께 2박3일간 가거도로 봉사를 가게 되었다. 구당 선생님과 함께 봉사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기 에 이번 행사는 다른 때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날 모인 봉사팀은 광주지부 회원 및 가족 등 15명이었으며, 출발지인 목포항으로 향하였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에 도착하였더니 휴가철 영향인지 아침인데도 사람이 많아 혼잡했다. 주변을 돌아볼수록 아수라장이 따로 없어 짜증이 날 법함에도 봉사자 일행의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했다.

가거도는 목포에서 하루 한대 밖에 다니지 않기때문에. 미리 예약해 놓은 가거도행 표를 받아 출발했다. 사정이 생겨 늦게 합류하게 된 김병태 지부장님과 두 명의 봉사자 선생님이 마음에 걸렸지만, 부지부장님과 가거도에서 준비한 일정을 다시금 확인하며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목적지인 가거도에 도착했다. 미리 마중오신 가거도의 최병국 이장님과 박춘님 보건소장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고 인사 후 숙소이자 봉사지인 회룡 경로당에 모든 짐을 풀었다.

봉사자 모두 붕어빵이 되다...
식사 후 신속하게 봉사준비를 하자마자 가거도 주민들이 오셨다. 구당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 주민들의 기립박수 속에 드디어 가거도 침뜸 무료봉사를 시작하였다. 언제나 그렇듯 봉사자들은 붕어빵이 되기 위해 정성을 다하였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봉사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에 임했다. 주민들은 진료 후 정말 좋은 일을 하신다며 구당 선생님을 비롯한 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는데, 구당 선생님과 봉사자의 얼굴이 붕어빵처럼 동시에 환해졌다.

봉사자 모두가 마음속으로 이것이 진정한 봉사라는 걸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첫날은 25명을 진료하였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빼지 않았다. 봉사 후 우리는 구당 선생님과 함께 가까운 바닷가로 향했다. 가거도의 파도소리와 절경은 어느 관광지에 내 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곳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경로당에 모여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경로당 밖으로 웃음소리가 쉴 사이 없이 터져 나와 가거도를 물들였다.

8월2일
아침 일찍부터 주민들께서 경로당을 찾아오셨다. 봉사팀 역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여 이날 총 60명을 진료했다. 섬 지역 주민들도 대부분 허리의 좌골 신경통과 관절염, 고혈압 등의 만성질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침뜸 진료를 받는 환자모두 시원하다면서 만족해하시는 것을 보니 더 힘이 났다.

봉사 후 오후시간엔 배를 빌려 이장님과 소장님, 그리고 뜸사랑 가족들과 함께 가거도8경 구경 길에 올랐다. 검푸른 바다와 배를 삼킬 듯한 너울은 정말 무서웠다. 이장님께서는 관광지마다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셔서 감사했다. 오늘은 특별히 광주 회원이신 김명득 회원께서 환갑을 맞이하여 조용한 부둣가에 잔치가 열렸다.

김명득 선생님은 “구당 선생님께서 함께해 주셔서 정말 기쁘고 내생에 최고의 날”이라며 기뻐하셨다. 덩달아 마을 이장님께서는 “무엇보다 환갑을 축하드리고 가거도에서 이렇게 축제와 같은 즐거운 날은 처음인데 부시리라는 고기를 선물하겠다”며 즉석에서 회를 떠 주셨다.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은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었다. 날씨가 흐려서 다른 때보다 빨리 돌아와야만 했기에 아쉬웠다. 저녁식사 후 지역 주민들께서 자리를 마련하여 못 다한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거도에서 마지막 밤이라서 그런지 잠이 오질 않았다.

8월3일
가거도 봉사 마지막 날이다. 너무 짧은 시간이라 아쉽기만 하다. 목포행 배시간이 11시10분이라 오전 봉사여부가 불투명했으나 구당 선생님께서 솔선수범하시자 가능한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지역 주민들을 봉사했다.

마지막 정리시간엔 서로 감사하며 이장님과 뜸사랑 회원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순간까지도 최병국 이장님께서는 “정말 감사하고 구당 선생님과 봉사자에게 지역 주민들을 대표하여 고마움을 전하며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배에 올랐다. 2박3일간의 가거도 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가벼웠다. 이제 모든 행사가 끝이 났다.

웃지 못 할 일과 해프닝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모든 일정에 아무 탈 없이 마친 것에 대해 구당 선생님과 광주지부회원에게 감사에 마음을 드립니다. 그리고 봉사기간동안 제대로 휴가를 보내지도 못하고 봉사자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봉사자 가족에게 무엇보다 고마웠습니다. 가거도에서 봉사단원들의 손, 발이 되어주신 최병국 이장님과 오싱 레져타운 식구들을 비롯한 가거도 주민 여러분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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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가고 싶은 가거도

김명득(뜸사랑 광주 2기 고급반)
남서해고도 가거도(소흑산도)의 검고 웅장한 바위산 밑 바닷가에서 구당 선생님, 봉사단원 주민대표들의 축하노래와 환갑축하 케익, 그리고 샴페인 한잔은 내생에 처음 느껴보는 영광의 환희였다.

뜸사랑에 입문하여 구당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이렇게 봉사단 길에 오른 것은 참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군산 바닷가에 태어나 평생을 거친 바다와 싸우다보니 전신에 멍이 들어 병원과 한의원으로 전전하다 서울에 사는 생질인 임정진군의 권유로 뜸사랑에 입문해 공부를 시작했다. 나이 육순에 무슨 공부냐고 핀잔하는 아내에게 “당신이 아프면 내가 다 고쳐 주겠소!!!”하고 받아 넘긴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두 달 앞둔 당당한 수련생이 되었다.

아버지 회갑잔치를 해준다고 가든 예약을 하고 못내 아쉬워하는 자식들을 뒤로하고 봉사길에 올랐다. 봉사예정이 끝난 오후 저녁때 바다로 나가는 어선을 탈 때까지 철새를 보러 가는 줄만 알았는데 구당 선생님과 단원들 주민대표들은 이미 환갑잔치를 해주려 했던 모양이다.

“환갑잔치는 배를 타고 나가서 바다에서 하자”하고 구당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한다. 헤어질 때 못내 아쉬워하는 섬 주민들을 뒤로하고 돌아오면서 “내년에는 꼭 뜸요법사가 되어 이곳을 다시 찾으리...”하고 결심했다.

끝으로 내생애에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을 심어주신 구당 선생님 및 봉사단원과 가거도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