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의술 불균형, 침뜸으로 균형 잡자! (1)
▣ 평양 민족의상전 수행주치의 '침뜸'이었다 (2)
▣ 평생건강을 지키는 무극보양뜸 -(3)
▣ 일침이뜸삼약의 의약분업과 의료보험 제도 (4)
▣ 탁월한 가정요법, 직접구가 진짜 뜸 (5)
▣ 두 국회의원의 중풍 (6)
▣ 보이지 않는 통로, 경락과 경혈 (7)
▣ 침뜸의 진통효과와 원인치료 (8)
▣ 탁월한 예방의학 침뜸의 ‘참 맛’(9)
▣ 침에 대한 상식과 안전성(10) ☜ 현재글
전에 TV에서 한의사가 나와 귀에 침을 놓는 시범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 때 침을 찌른 곳에서 피가 나자 그 한의사는 죽은 피가 나온 것이라며 좋은 현상이라고 했다. 침이 혈관을 찔러서 나온 피일뿐인데 죽은 피라고 한 것이다. 이는 잘못된 말이다.
사혈(瀉血)이 필요한 환자에게 침으로 찔러서 피가 나오게 하는 경우는 있다. 이 때 쓰는 사혈은 죽은 피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보법(補法)과 사법(瀉法) 가운데 사법을 쓴다는 것이다. 그 피가 새까만 경우가 있는데 이는 죽은 피가 아니라 산소가 부족하여 생긴 현상이다.
어느 방송에서는 또 한의사들에게 침뜸을 가르친다는 선생이 나와 백회에 뜸을 하면 안 된다고 하여 필자에게 문의하는 환자가 많았다. 백회 뜸의 효능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왔을 뿐만아니라 필자도 임상을 통해 확인하고 이미 오래 전부터 유용하게 써오는 뜸술이다.
침구사 양성제도를 폐지한 이후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국민들은 침에 대해 무지하게 되어버렸다. 공중파 방송조차도 침과 뜸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그런 걸 보아온 국민들이 제대로 침뜸에 대해 알 리가 없다.
다른 보건의료분에 대한 교양 수준이 크게 향상된데 비하여 침과 뜸에 대해서는 잘 못된 것이 너무나 많다. 예전에는 상식으로 알고 있던 것들조차도 요즈음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우리의 전통의술이던 침뜸의학에 대해 온 국민들이 무식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침구치료를 한 다음에는 힘이 빠짐으로 반드시 식보(食補)를 하여야 한다는 데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별히 그럴 필요가 없다. 침뜸치료를 한 그 즉시는 좀 누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은 그만큼 편해서 좀 더 그렇게 누워있고 싶은 느낌이다. 오히려 병이 나으면 힘이 빠지지 않고 힘이 나고 생기 왕성하여진다. 어떠한 8순 할머니는 증손을 봐주다가 힘이 빠지면 침뜸을 하여야 힘이 난다고 하며 가끔 시술을 받고 가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힘이 생기는 것은 병으로 힘이 없어지는 것을 없앴기 때문일 것이다.
침과 뜸에는 명현(瞑眩)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사람과 병에 따라서 빨리 하루 만에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일 또는 5~7일 만에 나타날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침뜸의 반응으로 변환기에 나타나는 하나의 효과증상이고 힘이 빠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명현을 힘이 빠진 것으로 잘못 알고 놀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힘을 보충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이 생겼을 수도 있다. 또 옛날 시어머니들이 며느리 배고픈 사정을 모르고 병들어 앓는 며느리를 혹사시키고 배 골리는 것을 보통으로 아는 이가 있어서 의원들은 병든 며느리를 위하여 잘 먹이고 쉬게 해주어야 한다고 하였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자고로 어떠한 문헌에도 침뜸치료 후에 잘먹어야 한다는 말은 없다. 더욱이 과다 영양으로 안 먹고 굶는데 안간힘을 다하는 지금 시대에는 맞는 말이 아닐 것이다.
환자로부터 치료 후에 금기 사항으로 물을 만지면 안 되느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예로부터 침 맞고 나서는 물을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전하여 내려오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물을 만져도 아무런 탈이 없으니 안심하고 물을 만지라고 말하여 준다. 그것은 병 때문에 찬물을 만지면 안 좋은 경우가 있기는 하나 침구멍으로 물이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만져도 탈이 없다고 해준다. 물이 들어갈 정도라면 계속하여 피나 무엇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침구멍이 회복되는 시간은 현대 과학적으로 볼 때 5분이면 된다.
옛날 우리나라의 며느리들이 병이 나도 눕지 못하고 쓰러질 때까지 너무도 혹사를 당하여 그런 말을 침시술자가 했을 수 있다. 며느리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쉬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사정을 알아주지 않는 시어머니에게 물을 만지면 큰일 난다고 한 술자들의 지혜로운 말로 보아야 할 것이다.
혹 옛날에는 지금 쓰고 있는 침과는 다른 큰 침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였을 수도 있다. 지금은 가느다란 호침을 사용하므로 물을 만져도 탈이 없다.
침을 한 번도 맞아 보지 않은 사람은 청결과 안전에 대하여 크게 불안해한다. 최근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에이즈, B형 간염 같은 전염병 때문에 침에 대하여 청결 문제를 말한다. 술자(術者)인 이 사람도 동감이다.
WHO에서 발표한 소독법에 의하면 에이즈는 70%의 알코올이나 70°의 열에서 살균이 된다고 한다. B형 간염의 경우에는 100°로 끓인 물에서도 살균되지 않는다. 그래서 270°의 고압 소독기를 사용한다. 왕진시에 일회용을 쓴다.
침이란 주사 바늘과 달리 구멍이 없는 것이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멸균이 된다. B형 간염이나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을 알기 전에는 침의 소독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어떤 과학자는 침의 자극은 소염과 염증을 방지하는 작용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피부의 일부가 상하게 되면 이종 단백체라는 것이 생겨 항원 항체 반응에 대해서 항체가 만들어져 저항력이 많아짐과 동시에 백혈구가 그 부분에 결집하므로 가벼운 세균 감염이 되더라도 즉시 멸균된다는 것이다. 우리 인체와 침술에서 살균시키는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과제가 과학적으로 해결되고 세계적 차원에서 소독 문제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나왔으면 한다.
또 한가지 안전에 두려움이 있다면 침이 부러질까하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현대의 침의 재질에는 옷을 짓는 바늘과 달리 튼튼하고 탄력성이 있는 여러 가지 합금된 유연하고 질 좋은 스텐레스가 사용되므로 부러질 염려는 없다. 또 치료하는 기술도 진보되었으므로 절침(絶鍼)의 염려는 없다.
김남수(침구사, 뜸사랑 정통침뜸교육원 원장)
( 2002-0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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