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침뜸으로 남북 맥잇기 나선 김남수선생
“북의 수준 높은 침뜸 교육, 남쪽 학생들도 받을 수 있길 ”
지난2월 평양에서 김남수 선생이 ‘2003 평양남북공동자료전시회및학술토론회’ 주진구 북측준비위원장에게 준비해간 침10만개, 뜸쑥500개, 종합뜸통300개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2월 22일 단군릉을 방문한 김남수선생.
국내에서 손꼽히는 침뜸연구가 구당김남수(89,뜸사랑정통침뜸교육원원장)선생이 남북교류에 나섰다. 두 번의 방북을 거쳐 남북침뜸 교류를 본격화 하겠다는 그의 희망이 갈수록 무르익고 있다는데. ‘침’과 ‘뜸’으로 남북의 끊긴 맥을 잇고 싶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경수기자 subbu@minjog21.com
특히 북은 국가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때문에 침뜸이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쪽처럼 직제별로 구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양의사도 침을 놓을 정도로 전통의학에 거부감이 없기에 침뜸 역시 남쪽과 달리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남수 선생이 북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2001년 첫 방북 때는 북의 고려의학과학원 허익근 소장을 만나 침뜸 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번 두 번째 방북 때는 침뜸의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남북침뜸임상토론모임’을 북측에 제안했다. 즉 남북의 침뜸 연구자들이 직접 만나 서로의 상황을 파악하고 공동 행사를 치르자는 이야기다.
“지난 번 허익근 소장을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육지로, 우리 땅으로 오겠다’고 말입니다. 이제 육로가 뚫린 만큼 남북 간 교류도 더욱 활발해졌으면 합니다.” 북의 고려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여러 가지다. 남쪽의 침뜸학생들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북의 경제특구에 ‘침뜸학교’를 설립 할 거대한 계획에서부터 북의 ‘침뜸교과서’를 구해 남쪽에서 사용하는 일까지. “이것저것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고,도움 받을 수 있는 것은 도움 받아야죠. 기회가 닿는다면북에서침뜸으로흉터가남지않도록하는화상(火傷)치료법을 강의하고 싶습니다. 또 허익근 소장이 남쪽으로 와서 북의고려의학에 대해 강의해 줄 수 있으면 합니다.”
두 차례에 걸쳐 직접 북을 다녀오면서 그는 이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쑥 통마다 붙인 ‘남북은 하나다’지난 2월 방북 때 북에 전해진 침 10만개와 종합뜸통300개,쑥뜸500개 분량의 선물은 뜸사랑 회원들이 조금씩 정성을 보탠 것이다. ‘남북 침뜸교류 ’를 본격화 하려는 김남수선생의 노력은 이처럼 세심한데까지 닿아있다.
처음 북을 갔을 때, 김남수선생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평양이 지옥보다 먼데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가깝더라 ”고. 서로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거리감을 느낄 줄 알았는데, 동족끼리 여서인지 서로를 대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 오히려 놀랐다고 한다. 그는 ‘서로 이익이 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을 서로 도와주면서 이제는 하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자연스럽게 ‘통일’ 이야기를 꺼냈다.
“빨리 남북이 서로 똑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강대국들이야 내것, 네것 나누면서 싸우지만, 우리는 동족이잖아요.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할 사이이니 통일이 될 때까지는 서로 많이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저야 침뜸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침뜸으로 도움을 주고받아야죠.” 그는 지난번 북에 가져간 쑥뜸 선물마다‘ 남북은 하나다’라는 스티커를 일일이 붙였다. 그것은 침뜸 교류를 넘어 통일을 바라는 김남수 선생의 마음을 그대로 웅변해 주는 정성이었다.
지난 2월17 ∼25일 ‘2003 평양남북공동자료전시회및 학술토론회’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일행에는 큼지막한 짐도 끼어 있었다. 무언가 꾹꾹 눌러 담은 황토빛 상자가 무려 2 0개.침뜸 연구가 김남수(89,뜸사랑 정통침뜸교육원 원장)선생의 선물 보따리였다.각상자에는북에보낼침과 쑥이 가득 담겨 있었다. “북과 침뜸의술 교류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방북전 소감을 밝혔던 김남수 선생을 만나 침뜸으로 남북의 맥을 잇겠다는 그의 포부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서울 홍릉 뜸사랑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아흔을 앞둔 나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노신사’였다.
“북에서 침뜸 배울 수 있는데,중국 갈 필요 있나요 ” 60여년이 넘게 ‘침’과 ‘뜸’ 연구에 생을 바쳐온 김남수 선생. 그는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춰가는 침뜸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급 및 교육에 앞장서 온 이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그가 북과의 침뜸교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침뜸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침뜸 교육을 계속 해 왔어요.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침뜸기술을 배우러 중국이나 일본, 미국으로 가는 것을 알게 됐죠. 그것보다는 북으로 가서 배워오는 게 더 좋겠다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북에도 훌륭한 교육기관이 있고, 더구나 새로운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현재 중국에서 침뜸을 배우고 있는 남쪽 사람은 대략 5천명. 이들 대부분은 침뜸 교육이전에 적어도 2년은 중국어 공부에만 전념 해야 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북의 침뜸연구가 ‘세계최정상급’이라는 점이다. 이어지는 김남수 선생의 말이다. “북에서는 질병의 60%정도를 침과 뜸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고려의학체계에서 양의학(북에서는 서의학이라 한다),한의학, 침뜸 다 구별 없이 가르친다고 합니다. 의료인 입장에서 보기에도 환자들을 우선 고려하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남북이 함께하는 민족21"
 | 
|  | | 그림1 선생님께서 침뜸교류 물품기증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 그림2 구당선생님, 북측주진구위원장,강남길상지대총장. | 그림3 침뜸교류물품기증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  |  | | 그림4 구당 김남수 선생님과 아태부위원장 리종혁씨 함께. | 그림5 2003년 2월 24일 주진구 북측위원장에게 침뜸교류물품중 뜸쑥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그림6 구당 김남수 선생님과 북측 주진구 위원장과 침뜸교류물품기증서에 서명후 악수하고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