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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포스트모더니즘과 침구술
이규호(전 교육부장관)
2003.05.10 00:00:00 토
 
포스트모더니즘과 침구술
- 이규호(전 교육부장관)


1962년 우리가 절대적인 빈곤을 물리치기 위해서 산업화를 위한 국민적인 개혁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생활방식을 개혁하고 효율화하며 합리화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문명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우리도 합리화라는 이름 아래 전통적으로 보존해야할 미풍양속을 파기한 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였다. 그중의 하나가 오늘날 보충의학 또는 대체의학으로서 세계적으로 특히 선진국에서 널리 인정받고 퍼져 가고 있는 침구 곧 침과 뜸의 의술이다.

침구의술을 없애고 침구의료법을 폐지할 그 당시에는 침과 뜸을 비과학적인 말하자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우리의 풍습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과학관은 근대의 고전적인 과학관과는 많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과학중의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물리학과 수학의 과학관 자체가 성격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와서 과학철학의 경향도 많이 달라졌다. 과학의 보편타당성과 객관성 그리고 과학적인 실제를 보장하는 실체의 개념도 거부하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공해에 시달리게된 인류는 그 생태학적인 의식으로 말미암아 종래의 과학적인 사고방식과 그 기술적인 남용에 대해서 심각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른바 신과학운동이다. 신과학운동에 의하면 종래 과학이 그렇게도 철저하게 신뢰했던 자연법칙이라는 것도 문자그대로 보편타당하거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래서 물질적인 실체가 최종적인 실제라는 것을 믿는 과학자들은 거의 없어져 가고 있으며 자연법칙은 절대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통계적인 성격의 것이며 데카르트로부터 시작된 사유와 물질의 구별 곧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 지금의 통설이다. 그래서 이러한 육체와 정신의 분리를 전제로 한 의학에는 실제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며 그러한 고전적인 과학관을 전제로 한 현대의학은 인간의 참다운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민속의학들의 보충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대적인 의학적 요청에 의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곧 침구술이다. 동양문화의 오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침구술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프랑스와 독일을 위시해서 미국에서도 침구술의 연구와 그 사회적인 관심의 확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약 3백종의 질병에 대한 치료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 어떤 과학적인 언설의 정당성은 우리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상호주관적인 경험에 의해서만 확인될 수 밖에 없다. 경험이라는 것도 옛날에 관념론과 경험론이 대립됐을 때 보다는 매우 복잡하게 이해될 수 밖에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과학은 경험에 의해서 확인될 수밖에 없다. 고전적인 과학의 방법론에 의해서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몇 천년동안 우리는 침과 뜸으로 여러가지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도움을 받아왔다. 특히 현대의학에서 난치병으로 알려진 만성적인 통증을 느끼게하는 질병이나 성인병들에 대한 치료효과는 탁월하다. 우리는 이제 비과학적이라는 명분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침구술을 불리한 입장에 몰아넣어야할 이유가 전혀없다. 이대로 가면 우리가 침구술을 배우러 미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에 가지 않으면 안될 형편이 될 것이다.

정부가 지나치게 선거를 의식해서 일부 세력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압력에만 굴종할 것이 아니라 종래에 있었던 침구의술을 위한 법률을 다시 수정해서라도 침구사제도를 부활시켜야 할 것이다.

침구술이 비과학적이라는 명분은 과학철학적으로도 사라져 버렸다. 과학적이라는 것은 반드시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상호주관적인 경험에 의해서 보장될 수 있는 성격의 언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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