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봉사기 두번째 내용입니다. 먼저 내용은 목록보기 9번에서 "히말 훙치원정대 침뜸봉사기1"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 3월 29일 고쿄 - 고줌바 빙하
아침에 일어나니 다시 컨디션이 안 좋다. 나뿐아니라 다른 대원들 역시 눈도 무겁고 힘들어 한다. 오늘부터는 롯지가 없는 빙하 구간이다. 처음에 시골판자집 같은 롯지, 열기 하나 없는 나무침대에서 어떻게 침낭하나만으로 잘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롯지는 텐트에 비하면 최상급호텔이다. 오늘부터는 빙하지대에 텐트를 치고 맨땅에 침낭하나로 잠을 자야하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루크라부터 오늘 빙하지대까지 8일 만에 도착했다. 예정보다 3일은 빨리 진격한 셈이다. 대장의 말로는 무극보양뜸 덕에 예비일 5일 중 4일은 아낄 수 있었단다. 그런데 이제 까지 침뜸을 마다하던 정찬일이에게 문제가 생겼다. 열이 나고 움직일 수가 없다고 해서 방안에 가보니 정말 초죽음상태 직전이다.
섣부르게 움직이게 하느니 하루를 더 여기서 쉬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구경모 대장은 함께 남을 사람을 묻는다. 내가 남겠다고 하자 그게 좋겠다고 허락이 떨어져 우리 둘만 남겨놓고 모두들 출발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대원 중 가장 건장하고 또 금번 원정일정에서 마지막 써미트요원으로(원정에서 마지막 주자가 되는 것은 매우 영광되고 운이 좋은 일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정찬일에게는 무척 갈등이 생기는 순간이다. 그리고 팀웍도 매우 중요해 원정대원들은 가급적 본인 때문에 전 대원의 일정이 늦추어 질까봐 자신의 심각한 고소증상을 대장에게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원들 출발 후 찬일이는 내손을 잡으며 어떻게 좀 해달라고 눈물을 글썽거린다. 그래 워낙 건장한 녀석이니까 혹시 빠른 효과를 볼 수도 있겠다싶어 바로 무극보양뜸과 풍지, 예풍, 태양혈 자침을 하고 30분 지나니 힘겹게 몸을 가누며 나갈 채비를 한다. 정말 정신력이 대단한 녀석이다. 결국 서너 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착하여 내일의 일정을 준비한다.
■ 3월 31일 고줌바빙하 - 베이스캠프
아침 일찍부터 긴장이 되었다. 오늘 드디어 5시간정도 빙하를 건너 베이스캠프에 진격하는 날이다. 처음부터 난코스 태어나서 처음해보는 하강이다. 밧줄에 몸을 의지하면서 어렵게 내려갔다. 밧줄을 놓치거나 머리위로 암석이 떨어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앞이 캄캄하였다. 하강이 끝나고 길도 아닌 빙하지대를 5시간이나 걸었다. 내려가면 또 오르막, 숨을 헉헉거리며 올라서면, 또 끝이 없는 내리막, 계속 능선길의 연속이다. 정말 오늘처럼 따라 온 것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가족들 생각에 눈물이 다 났다. 그래도 쉬는 중간 중간마다 뜸숙을 꺼내 부지런히 족삼리에 다장을 하며 걸었다. 정말 족삼리 뜸이 아니었으면 5,100미터의 베이스캠프 입성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 4월 2일 베이스 캠프 - 일등공신 무극보양뜸
오늘 라마제를 지냈다. 원정대의 안전과 성공을 위해서 우리를 안내하는 셀파족들이 그들의 관습대로 치루는 일종의 불교의식이다. 우리가 공격을 할 훙치봉을 향해 돌제단을 각 맞추어 정성스럽게 쌓고 우리9명의 전대원 그리고 셀파족도우미들. 포터. 옆 텐트의 일본원정대들이 모두 모여 온갖 음식을 풍성하게 차려놓고 한시간정도 불경을 올린다. 2부 순서는 내가 바톤을 이어 우리식으로 입성축문을 읽고 고사를 멋지게 올렸다. 마지막으로 “오- 필승코리아”를 연호하며 멋진 춤을 추었다. 여태까지 근엄하게 앉아 있던 백설의 훙치봉까지 따라 주었다.
아! 오늘 베이스캠프 입성까지 전 대원들이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마지막 위스키와 창(네팔막걸리)을 들이키며 모두들 눈물을 흘린다. 각자 보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한잔 한잔 눈물의 건배를 외친다. 오늘의 성공적인 입성의 일등공신은 무극보양뜸이라고 모두 파이팅을 외친다. 우리 침뜸 파이팅! 김남수 원장님의 무극보양뜸 화이팅!!
■ 맺음말
이렇게 해서 한국대학산악연맹주관의 히말훙치원정대 침뜸의료봉사의 수기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베이스캠프입성까지의 요약이다. 원정팀들은 거기에 계속남아 정상을 공격하여 드디어 4월 24일자고 훙치봉등정을 성공하였고(5명이 정상을 밟는 쾌거를 올림) 나는 4월5일자로 다시 남체바잘로 내려와 한달간 본격적인 에베레스트를 향해 나홀로 히말트래킹을 하였다. 그 여정 동안 침뜸으로 외국인들의 고소증이나 간단한 병증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실제로 나 자신부터 계속 뜸을 뜨고 침을 맞아서 강행군을 할 수 있었다.
히말원정은 매우 높은 산인만큼 산소가 부족해서 오는 고소증이 최대 난제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있는 동안에 영국원정대원 한명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니 고소증은 정말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심각한 증상을 현대의료장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현지 원정대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비록 사전준비도 없이 혼자 결행한 원정대 의료봉사였지만 고소증을 침과 뜸으로 쉽게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 아주 큰 성과였다. 실제로 에베레스트 길목인 “피에르체”란 곳에는 국제기구인 “국제고소증전문의료봉사단”이 상주하며 헬기까지 준비하여 만일의 사태에 항시 대처 하고 있다.
우리 뜸사랑도 시급하게 파견요원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대의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우리의 침뜸을 알릴 적재적소의 장소다. 아울러 시간적인 사정으로 네팔현지인과 우리 교포들에게 우리의 탁월한 침뜸을 못 보여 못 보여 주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쉽다. 내년에는 “뜸사랑네팔봉사단”을 TV방송사와 함께 기획하는 것도 우리의 침뜸발전을 위해 필요하겠다.
■ 네팔에서의 단상
보고 싶었던 친구에게
약 한달 반만의 히말여행을 마치고 지난주 고국에 돌아왔네.
정말 오기 싫은 걸음이었다네.
네팔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네.
거긴 선녀님들과 나뭇꾼아저씨들만이 살고 있었다네.
높고 장엄한 山이 너무 많아 神들이 필요 없는 그런 곳이었네.
극성 많은 한국교회에서 선교사를 많이 보냈는데,
도대체 선교가 되질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네.
하루 하루 해가 뜨면 일어나 일을 하고,(그들의 일이란 그저 트래킹관광객들의 짐포터나 야크라는 소를 고원에 풀어, 풀을 뜯게 하는 소박한 일이 고작인)
때가 되면 검소하게 먹고.(달바라고 그들만의 주식인데 팥죽과 카레를 곁들인 밥/ 요리가 라는 것이 자꾸 이것저것 맛을 내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생각했네)
어두워지면 자고,(전깃불이 없는 이유로 별 볼일이 없으면 그냥 잠듬)
부부간의 성교 역시 종족보존을 위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는(그에 반에 우리의 경우 삶의 여유로 성교 역시 사치의 극대화를 넘어 타인과의 유희로 타락하고 있지만)
그들 山사람들의 검소와 소박함을 보고,
불과 몇 십 년 만에 미국 경제 질서의 끈으로 너무 풍족해진
조국의 현실이 너무 부끄러웠다네.
쿰부히말라야를 한 달 반 동안 여행을 해보니 재작년 캐나다 록키산에서 못 느낀
산의 기운을 많이 느꼈다네.
그 기운이 그동안 무엇이 되어 보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내 존재를 너무 쪽팔리게 했네.
히말라야산의 기운이 너무 쎄서 그만 서울에 도착해서 아무도 만나기가 싫었네.
친구!
히말라야 5600미터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고소증으로 죽어 헬기로 옮겨지는 프랑스원정대원의
차갑게 얼은 시신을 보면서 생각했네.
그 동안 내가 너무 영악스럽게 살았다는 것을,
그래서 결심 했다네.
사는 동안까지라도 잊혀진 내 자신의 영혼을 찾아보기로,
무슨 쓸데없는 소리냐구 질타 할 줄 알지만,
거기 히말라야에서 분명히 느꼈다네.
영혼이 존재함을.
그리고 못 다한 효도를 뒤로하시고 지난달 떠나신 우리 아버지.
성 빈첸시오의 영혼의 힘으로,
내가 다시 깨어남을,
또 연락 함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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