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의료개방대비 전통의학과 현대의학 경계 허물고 침구사 양산 시급 ---- 21세기 침뜸 / 한국의 침뜸(2) 전망 /‘동북아 중심국가’의 21세기 침뜸!
----------------------------------------------------손중양 기자
21세기 침뜸기사 북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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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침뜸기사 일본편
오마이뉴스_21세기 침뜸 한국현황(1)
오마이뉴스_21세기 침뜸 한국(2) 과제
지난 9월17일 한나라당 박시균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를 했던 의료법 개정안을 철회했다. 이 개정안은 우리나라 의료제도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법 25조에 다시 4항과 5항을 추가하여 의료분야에서는 면허나 자격을 신설할 수 없고, 교육이나 강습행위도 일체 금지하려는 법안이었다. 지난 9월초 정기국회가 열리자 마자 국회사무처에 접수한 이 법안은 지난 62년 3월 박정희 정권시절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침사(鍼師) 구사(灸師) 등 유사의료인의 양성제도를 폐기한 이후 광범위하게 성장해온 전통민간의술을 봉쇄할 수 있는 법안이었다. 실제로 한의사를 대변하는 신문인 민족의학신문은 "의료법이 개정안대로 확정되었다면 침, 뜸, 수지침, 안마, 지압, 마사지, 기공, 도인체조 등과 관련한 모든 분야는 민간자격을 신설·운영할 수 없고 교육도 금지될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동안 침구학 등 민간의술 과목을 개설해 운영해온 여러 대학의 사회교육원과 수지침 관련단체, 침뜸보급운동단체 등에서는 "의료법 개정안 자체가 너무나 시대에 역행하는 안이었기 때문에 철회는 당연한 것"이라며 "오히려 국민건강을 위하여 민간의술을 검증하고 육성·발전시키는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전통의술은 모두 한의사만의 고유영역이라는 이 지점을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제도권 침구는 희망이 없다. 21세기 한국 침뜸의 발전을 위해서 해야할 조치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침구시술인력 대규모 양성 시급
하나는 우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은 민간침구인들을 검증하여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동시에, 침뜸을 전문으로 시술하는 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는 일이다. 침뜸 수요가 폭증하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2-3년 정도의 전문대학과정에서 침구사들을 대거 양성하는 일은 21세기 보건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사회의 진통을 겪고 있는 일본은 이미 침사와 구사를 25만명 배출해 놓고 있다. 그래도 모자라 99년 이후에는 침구사 양성 교육기관을 대폭 늘리고 있다. 그동안 년간 2천5백명 정도 배출하다가 앞으로 4천-5천명이 배출 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의사 쪽에서는 6년을 공부하는 한의사들이 있기 때문에 따로 침구시술자 필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한의대 교육기간 6년이 전부 침구교육이 아니다. 침구학 관련 교육시간은 한의사 쪽의 주장을 그대로를 인정하더라도 1천4백시간 내외이다. 2-3년제 전문대에서 배우는 전공시간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침구대학과 한국의 한의대 교과과정을 비교하면 2-3년 정도의 교육만으로도 양질의 침구사를 양성해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은 많이 들고 침구술에는 서투른 인력을 양성해 내느냐, 최저비용 및 최단시간을 투자하여 침구술에 능한 인력을 배출해 내느냐 하는 결정만이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는 침구사제도 대신에 한의사전문의제도로 침구전문한의사를 최근부터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 과정을 거쳐 침구전문한의사가 되는 수는 년간 기껏해야 몇 십 명 수준. 그 정도의 의료귀족으로써는 국민의 침뜸치료 욕구를 해소할 대안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침구와 한약을 함께 활용하게 하는 한 노력에 대비한 수입의 규모가 침뜸이 한약에 밀릴 수밖에 없어 제도권 내에서 침구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본주의 상업의료에서 침구전문한의사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은 한약에서 수입을 올리고 침구는 보조 수단으로 할 수밖에 없는 한의사일 수밖에 없다. 침구사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당나라 때부터 침구분야는 약처방 분야와 구분하여 전문화시켜 운용해왔다. 침구의학은 침뜸만으로 몸 전체의 질병을 다스릴 수 있는 나름의 체계를 갖고 있는 의학이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체계를 갖춘 독립적인 의술로 본 것이다. 천 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전문침구의제도는 침구술의 독창성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제도적 장치와 배려는 오늘날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침뜸은 백성들 생활 속에서 발전해 온 전통 민간의술이다. 민간의술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려면 우선 민간침구인을 검정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검증된 민간침구인은 제도권 침구교육과정에서 임상을 전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 정통침뜸의 맥을 잇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국이 중의학을 세계화 시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60년대부터 시작한 재야 의료인들을 발굴하여 제도권내로 흡수, 이들의 의술을 검증하고 체계화하여 발전시킨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이 어려운 경제사정에서 침뜸이 가장 효과적인 의술로 요긴하게 쓰이게 된 것은 50년대부터 민간침구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활동하도록 해 온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의 의료수요를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할 방법으로 침구를 채택할 수 있는 것도 20세기 초반부터 민간침구인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꾸준히 발굴하여 활동하도록 한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적 의료현장에도 침구를
우선 21세기 한국에서 침뜸이 다시 현대적 의술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현대적 의료와 전통적 의료 사이에 가로놓인 철조망을 걷어내야 한다. 한의사들이 현대적 의술을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 침구를 배우고 익혀 의료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세계 각국에서는 침구술의 대해 현대의학의 다양한 검증과정을 거쳐 그 효능을 입증하고, 진료에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현대의학계에서도 침구술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는 전통의술에 접근하는 것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 전통의료와 현대의료 사이에 높은 철조망이 가로 놓여있다. 의사에게 침구는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가 되어 침구술이 아무리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도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의술에 경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 경계는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순전히 의료인들의 영역다툼의 산물일 뿐이다.
의사가 침구를 활용할 수 없는 나라는 남한 밖에 없다. 서구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는 침구를 동양요법이라고 의사시험과목에 넣어놓고 필수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에도 침구전공 중의사와 중의전공 중의사, 중서 결합의사, 서의사, 조리의사(보조의사) 등으로 나누고 있지만 어느 침구시술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북한에서도 고려의사 신의사로 전공을 나누지만 모두 침구를 배워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의료서비스의 개방과 함께 전통의학과 현대의학 간에 쳐 놓은 한국의료분야의 철조망은 머지 않아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부각될 의술은 침술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침술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 현대의학으로 검증된 의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늦기 전에 의사와 한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보수교육 규정을 마련하여 제대로 된 침구교육을 실시하고 진료에 적극 응용하게 해야 한다. 외부의 압력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다급하게 고치다보면 그 부작용이 커 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의료법은 의료인을 위한 의료인들에 의한 의료인들의 법이다. 보건복지부도 국회의원도 모두 한의사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하다. 침뜸을 한의사들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의료법으로 거듭나게 해야한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중심국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나가려면 인간의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의료분야에서 제도적 후진성을 하루빨리 극복해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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