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뜸사랑 봉사단이 목동에 위치한 성문교회에서 침뜸봉사를 하는 날이다. 홍흥길 교수님께서 다니시는 교회이고, 매년마다 연례행사로서 치러진다고 한다. 지난 월요일(6월9일)에 34차 반장님은 이번 봉사의 목적과 계획을 말씀해 주시면서 우리 34차 야간반 선생님에게 가야만 한다는 충분한 동기부여를 해주었다.
나 역시도 봉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마음속으로 “비록 토요일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날 이지만, 시간을 내어 보리라!!!”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일찍 서둘렀지만 회사에 먼저 들렸다 가야했기 때문에 늦을까 마음이 조급했다. 봉사처를 향해 부랴부랴 전철을 탔더니 당산대교 중간만큼에 이르자 연착으로 가만히 서있는 것이 아닌가!!! 다행히도 전철에서 34차 동기인 조은숙 총무님을 만났다.
함께 가는 동료가 있어 좋았지만 마음 한편으론 진료를 기다리는 분들로부터 “처음 가는 곳에 환자는 이미 대기하고 있는데 봉사자가 이제 오다니!!!”라는 핀잔 받지 않을까 하는 궁색한 생각도 들었다. 도착해보니 다행히도 봉사시작시간(오전 10시) 10분전이었다.
진실함을 담아 기도를...
교회는 목사님이 4분이나 계신 상당히 크고 아름다운 교회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엄숙한 그리스도 교회의 상징인 십자가가 눈앞에 와 닿는다. 순간 멈춰 서서 마음을 가다듬고 “주님! 오늘 저에게 맡겨 주신 봉사의 사명을 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오시는 이 교회의 환자들에게 저로 하여금 성심껏 봉사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주시고, 또한 그분들에게는 빠른 시일 내에 치유가 될 수 있도록 은총을 주십시오...”라고 잠시 묵례기도를 드렸다.
지하에 위치한 진료실은 교회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임방 두 곳을 남녀 구분하여 준비해두었다. 홍흥길 교수님의 진행으로 교회 주요직책이 있으신 분들의 소개를 받은 후 마지막으로 목사님의 행사 축복기도를 시작으로 봉사가 개시됐다. 주변에는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오셨으며 그분들은 평소 홍교수님으로부터 익히 알려져 있는 의술과 구당 선생님의 무극보양뜸에 대하여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성과 위로가 필요한 노인들...
진료를 받으러 온 분들은 대부분은 모두가 지금껏 수없이 병원에 다녀 보았기 때문에 단 한번의 무극보양뜸과 침술로 치유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분들이 우리 봉사자를 찾는 이유는 대부분의 병원들로부터 느끼는 계산적인 정서감보다 환자들에게 진정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우리 봉사자들의 정성과 위로가 더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가 만났던 할머니는 잊혀지지 않는다. 연세는 70세가 되셨는데 보기보다 훨씬 젊어 보이셨고 곱게 늙으셨다. 병원에는 수 없이 다녀 보았고 약도 많이 드셨다고 했다. 그런데도 지금은 온갖 병은 다 가지고 계신 듯 하였고 가정에는 자녀들과 손주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아 심장병까지 생겼다고 한다. 다른 병원에서 침도 맞아 보았으나 뜸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당뇨병이 있으시기 때문에 뜨거움이 더 하시리라 예상됐지만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정도로 뜸을 뜨기로 다짐하며 집중해서 뜸을 하기 시작하였다. 매번 뜸을 뜰 때마다 “으흐응” 또 한번 하면 “으흐응” 하시기에 할머님 많이 불편하십니까?. 지금 아주 작게 뜨고 있는데 참으실 수 있지요?
뜸을 뜰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할머니는 괜찮다고 하시면서도 뜸을 하면 전과 마찬가지로 또 신음소리를 내시곤 하셨다. 다행히도 끝까지 마무리해 드리면서 여쭈어 보았다. “할머님!!! 이제는 많이 시원하시지요? 조금 전에는 많이 아프셨던 것 같네요? 할머님께서 많이 신음 소리를 내시기에 너무 안타까왔습니다.”
그런데 할머님께서는 내가 조금 아까 진료할 때 아파서 신음소리를 냈던 것이 아니라 혈자리에 뜸을 뜰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 주여! “오 주여!” 라고 말씀 하셨다고 하신다. 나에게는 분명히 “으흐응”으로 들렸는데... 하지만 할머님의 진지한 모습을 통해 처음엔 허탈해 했으나, 그분의 표정은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이셨고, 주변에 진료 받고 있는 다른 할머님들의 모습 모두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분들이라 여겨져 교회의 주변처럼 참으로 아름다와 보였다.
점심 식사시간에는 교회 구내식당에서 교회 봉사자 분들께서 정성껏 준비하신 식사를 마쳤다. 오후에도 계속해서 봉사를 시작했고 전체 진료환자는 약 40명이 조금 넘었다. 선배선생님들께서 많은 지도를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번 봉사단의 뒤풀이 자리를 봉사활동이 끝난 후 가까운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자는 의견이 나에겐 특별한 기회였음에도,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치 못하고 회사로 돌아와야 했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도 내내 그 할머니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늘 우리 봉사자 여러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인술은, 과정은 힘들고 다소의 고충이 있었지만 그 결과는 참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우리 반 동료들 모두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의욕만큼은 선배기수들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일의 또 다른 봉사를 다짐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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