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으뜸 침뜸 함께 만들어갑시다"
현대의학과 어우러진 ‘우리식’치료법 큰 자랑
침뜸학술
토론회 평양서 열기로 합의
침뜸보급운동단체인 뜸사랑의 김남수 회장은 최근 평양을 방문, 북한의 전통의학분야 최고기관인 고
려의학과학원을 관람하고 한편 평양에서 침뜸과 관련한 남북학술토론모임을 갖기로 했다. 다음은 필자
가 김 회장과 함께 둘러본 고려의학과학원 방문기이다.<편집자 주>
지난 8월19일 국호영문표기 남북역사학자토론회의 방북팀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89세의 침구사 김남수
회장은 24일 묘향산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과 침뜸교류에 관한 전반적인 의
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자신이 개발한 화상침치료법을 설명했다.
“화상을 침으로 흉터 없이 말끔히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화상 환자의 쓰라린 고통을 빨리 없애
주려고 10년 동안 화상침치료법 보급에 갖은 애를 다 썼습니다. 그러나 남쪽에서는 의사가 침을 놓을 수
없도록 되어있는 불합리한 의료제도 때문에 아직도 답보상태입니다”
김 회장의 설명에 리 부위원장은 “북에서는 신의사든 고려의사든 다 침뜸시술을 한다”며 “다음에 고려의
학과학원과 학술토론회 할 때 침으로 화상을 치료하는 법을 소개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당화상침치료법에 깊은 관심
김 회장은 그 다음날인 25일 고려의학과학원을 방문했다. 과학원의 부원장 현철 선생이 반갑게 맞았다.
고려의학과학원은 고려의학 분야에 있어서 종합연구기지, 간부양성기지, 종합적인 고려치료봉사기지, 국
제 과학교류기지로써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 현재 4층으로 되어 있는 과학원 건물의 연건평은 1만5천여
평방미터. 1층은 외래치료봉사실이고 2층에서 4층까지는 여러 연구소가 들어 있다. 현 부원장은 “현재와
같은 건물을 앞으로 두개 동 더 근처에 지을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전체 건평이 4만7천여 평방미터에 달
해 세계적인 전통의학연구기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려의학과학원의 연구기관은 4개의 연구소(침구연구소, 내과연구소, 외과연구소, 체질연구소)와 고려의
학 기초이론연구소, 임상검사소를 포함해서 크게 6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원의 각 연구소는 다시 세부적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가령 내과연구소에 당뇨병과 물질대사부
문, 침구연구소에는 침연구와 뜸연구로 구분되고 침연구 중에서도 침 이론연구부문과 침의 효과에 관한
연구부문 등으로 세분되어 있다는 것.
과학원을 둘러보면서 북에서는 고려의학이 현대의학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
음파진단기, 말초혈액순환검사기, 심전도진단기, 근전도진단기 등 현대의학장비들로 환자를 진료하는 현
장을 안내하며 현철 부원장은 “고려의학에서는 진단은 현대의학적으로 하고 치료는 전통의학적으로 한
다는 방침에 따른다”라고 설명했다.
전통의학을 이용한 현대적 진단기기도 개발하여 쓰고 있었다. 귀의 경혈을 검사하여 컴퓨터 프로그램으
로 종합하는 ‘귀침혈 예보진단체계’는 세계적으로 특허를 받은 발명품이라고 자랑한다.
“귀침혈 예보진단체계는 귀의 침혈을 이용하여 검사한 뒤 컴퓨터로 종합하여 5-10분 정도 있으면 자기
의 몸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것이 있지만 약점이 있습
니다. 귀의 침혈에다 전류를 흘려보내 전위차를 측정하는 방법인데 귀의 침혈은 진단도 하고 치료도 하
는 점이기 때문에 다시 측정을 하면 그 같은 값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재현성이 없다는 약점이 있
습니다. 이러한 약점을 우리 식으로 극복하여 새로 개발한 것입니다.”
손으로 치료하는 수법치료도 ‘우리 식의 치료법’으로 특별했다. 수법치료가 병원 내 하나의 전문과로 개
설이 되어 널찍한 진료실을 두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하는 마사지하고는 다릅니다. 수법치료는 침구치료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면서 마사지도
하고, 해당 침혈에 지압도 하고, 정복도 하는 등 손으로 하는 모든 치료법을 다 적용해서 하는 우리 식의
독특한 방법입니다. 이 환자는 추간판탈출증 환자인데, 현대의학적으로는 수술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
지요. 여기서는 수법치료로 추간판 탈출을 정복시킵니다.”
부항치료실에도 추간판 탈출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부항을 난치병 치료에 아주 효과가 좋다고 하여
난치나이치료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려약으로 만든 난치나이 주사약으로 주사를 놓은 다음, 부항을
붙이고 마지막에 마사지까지 해준다는 것.
마침내 침뜸치료실에 들렀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의사가 환자의 다리 삼리혈에 침을 놓고 있었다. 남쪽
의 침뜸봉사단체 뜸사랑 회원들이 보낸 침이었다. 알코올 솜으로 침자리를 닦은 다음 관에다 침을 넣고
능숙한 솜씨로 자침을 하고 유침해 두었다.
뜸치료실. 뜸쑥 아래에 동글납작한 돌을 놓고 하는 간접뜸도 하고 있었다. 그 동글납작한 돌이 독특하여
뜸을 하는 동안 뜸돌에서 원적외선이 나와 치료를 깊이까지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뜸으로 치료하는 곳에서 뜸사랑 회원들이 보낸 뜸시술통을 발견했다. 무릎의 슬안에 쌀알 반개 만한
크기로 뜸하는 방법이 뜸사랑 회원들이 하는 뜸법과 같은 방식이었다.
“(뜸사랑에서) 보내주신 뜸쑥입니다. 잘 쓰고 있습니다.”
고려의학과학원 관계자들은 진료현장에서 직접 진심으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뜸사랑은 2001년 6월과 지
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침 20만개, 뜸쑥 500통, 뜸시술상자 300개, 뜸반지 500개 등을 보냈다. 김남수 선생
은 그 침과 뜸쑥의 활용현장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제 신뢰가 쌓이고 침뜸교류의 물꼬가 트일 모양이다.”
김남수 회장의 기대가 크다. 뜸사랑은 남북침뜸교류 후원금을 모아 이번에도 침 10만개, 뜸쑥 1000통, 뜸
시술상자 500개를 전달했다.
현철 부원장은 침구연구소 소장, 침치료과 과장, 뜸치료과 과장, 침혈진단과 과장 등 고려의학과학원의
침뜸분야에서 주요한 직책을 맡은 선생들을 모두 소개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도 김남수 선생에게 침으
로 화상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11월 학술토론회에서 남쪽에서 발표할 주제가 정해
진 셈이다.
북에서는 남쪽과는 달리 전체 질병의 70% 이상을 침과 뜸으로 치료한다고 할 정도로 침뜸 활용비율이
대단히 높다.
“침뜸은 고유한 우리민족의 전통의학 아닙니까? 우리 것이니까 우리가 힘을 합쳐서 세계에서 가장 으뜸
가는 침뜸으로 만들어 봅시다.”
고려의학과학원 현철 부원장의 호소에서 앞으로 침뜸교류는 반세기 동안 통하지 않던 남북의 맥을 잇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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