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민신문사에서 주최한 뜸사랑 침뜸 무료봉사 그 후
지난 11월 28~29일 본 신문사에서 주최한 ‘뜸사랑 침뜸 무료봉사’에는 연 이틀동안 70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해 뜸사랑봉사회의 무료 침뜸을 받았다.
장성읍 오동촌에서 왔다는 문오막(76) 할머니는 머리가 아파 몇 십년을 고생해 왔다. 지금껏 병원에 가서 약을 타먹고 있지만 진전이 없었는데 이틀동안 침뜸을 받고 머리가 개운해 졌다고 한다. 문할머니는 침뜸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고맙다며 허리를 굽실거렸다.
첫날 치료를 받고 간 노인들은 다음날 다른 노인들을 데리고 또 들렸다. 뜸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는 북일면의 정태면(73) 할아버지, 뜸의 효과는 이미 알고 있고 혼자서도 뜸을 잘 놓고 있다는 아저씨, 침뜸치료를 받고 다리가 안아프다고 웃으며 걸어가는 할아버지 등 봉사현장에는 모두들 만족의 웃음을 보이며 돌아갔다.
대기하는 환자들 틈에 끼어 가만히 얘기를 엿듣던 구당선생은 저마다 증세가 나아졌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홀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람들 얘기를 잘 들어봐. 이런 얘기 듣고 있을 때가 기쁘지.”
이렇게 뜸사랑봉사회의 봉사는 끝났다. 그후 소식을 못듣고 못왔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언제 또 하냐’며 자꾸 묻는다. 이가 덜덜거리고 혀가 깔깔하며 목이 시리는 증세를 호소하는 유양림(80) 할머니 또한 “몰랐당께. 언제 또와? 나좀 고쳐줘”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때문에 매주 목요일이면 무료 침뜸봉사를 하고 있는 비아농협엔 4일날 장성에서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구에서 접수를 받았던 비아농협 관계자는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장성에서 왔다. 실제로 총 82명이 침뜸봉사를 받았는데, 53명이 장성사람이었다. 그중엔 북이면에서 온 92세의 할머니도 포함돼 있다”면서 장성에서 행했던 행사의 파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아농협은 비아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이 우선적으로 침뜸 봉사를 받는 곳이라 시간과 장소의 제한에 있어 장성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혜택이 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또한 침뜸의 효능을 맛본 장성의 노인들은 다시 침뜸을 받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상 병원을 찾을 수 없고, 그렇다고 무료 침뜸봉사를 하는 광주의 비아나 송원대를 찾아가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깨 때문에 고생한다는 북일면의 한상섭(63) 할아버지는 “저번에는 몰라서 못갔어. 소문듣고 여기로 물어 물어 찾아왔는디, 워째 장성에도 이런 곳 만들어줘.”라고 애원한다.
노순덕(78) 할머니는 “여기 찾아오느라 혼났어. 허리, 무릎이 아프고 손이 떨리고, 발가락이 빠질듯이 아파. 낫게 해줘.”라며 고통을 호소하지만 당장은 수고스럽더라도 비아와 송원대를 찾아가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비아로 찾아온 대부분의 장성인들은 장성에서 치러진 봉사를 못받은 사람들이 많았다. 행사가 끝난 후 효능을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듣고 그제서야 장성에서 먼 비아농협이나 송원대를 찾은 것이다. 그나마 찾아온 사람들 대부분은 허리나 어깨, 관절이 아픈 사람들이었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아예 생소한 곳을 찾아 나설 엄두도 못낸다고 한다.
이렇듯 이제 침뜸의 효과를 맛본 사람들은 내 고장에서도 아름다운 봉사를 받고자 한다. 주당 하루씩이라도 비아농협처럼 장성농협이나 아니면 군에서 한다든지 해서 보다 나은 ‘찾아가는 사회복지’의 선봉이 장성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장성군민신문 / 2003-12-05(16호)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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