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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면서...

김지영(6기 뜸요법사, 광주35차)

2003.12.24 00:00:00 수

씨를뿌리고, 싹이나면, 땅에 준비를 해서 모내기를하고, 여름내내 약을 하고 잡풀을 제거해서 가을이 되면 햇빛을 골고루 쬐어 풍성한 결실을 기대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뜸사랑에 발을 딛기를 벌써 1년 무극보양뜸을 시작으로 개론에서 임상실습까지 준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적절한 시험을 치뤄 요법사 김지영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제서야 모내기를 할 수 있는 땅의 마음이 준비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젠 모를 심어야 할 때입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비약적인 발전과 개발을 통해 많은 부분 생활의 편리를 누리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희귀병과 환경파괴라는 댓가를 치루고 있는 셈 입니다.

생각해보면 십년전만해도 물을 사서 마신다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나아가기 바빠서 미처 뒤를 돌보지 않은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이유는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감기가 걸렸을 때 생강차를 마시거나 얼큰한 콩나물국에 뜨끈한 방에서 땀을 내는 민간요법(?) 대신에 약국 가서 감기약을 사먹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렸습니다.(물론 지금의 나는 풍문에 뜸을 하지만요)그렇게 서양의학은 우리 전통의학을 밀어내고 우리 인식 내에 보약 먹을 때 찾는 한의원정도로 치부되어있음이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처방전대로 당뇨약을 꾸준히 먹으면 인슐린을 맞게 되고 차츰 인슐린의 양은 늘어가고, 처방할 당시의 식이요법과 병행하라는 지시는 대체 어떤 의도인지, 변비에 아무리 약을 매일 먹어도 공복에 생수한잔이 더 좋고 천주에 뜸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왜!! 감기약 사먹는 것처럼 보편화 되지 못했는지, 저는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제가 느낀 우리가 배운 학문의 가장 큰 메리트는 체내에 자연치유력을 생성시키고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어떤 의도로 공부를 시작하셨고 요법사가 되셨는지 개인마다 이유가 다르겠지만 내 주위의 몇 명으로 시작하여 점점 그 수를 늘려가서 사람들에게 그 자연치유력을 갖게 해주어야 마땅합니다.

몸 어디쯤에 이상이 있으면 몸이 말할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 일이 벼가 잘 자랄 수 있게 적당한때에 약을 하고 잡풀을 제거해주는 우리의 역할임이 분명합니다. 아직은 우리의 길이 굽이지고 막혀 있는 듯해서 다른 길을 찾기가 어려울 때도 있을 것입니다. 주저하고 포기하기에 우리의 배움은 너무 귀하고 값진 학문이라 자부합니다.

요법사라는 자격의 부여는 이제 1단계의 수료라고 여기겠습니다. 멈추지 않고 게을리 하지 않고 한결 같은 마음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더 깊이 배우겠습니다. 교수님,선배님들! 부탁드립니다.

광주지부의 교수님들, 지부장님, 사무장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2기 동기생여러분들! 공부하는 내내 너무 행복했고, 우리의 인연이 눈감는 순간까지 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부디 건강하시게 조금씩만 쉬세요. 할아버지 눈웃음을 오래오래 뵐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