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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나의 침뜸여행기_남미 페루편

강병선(뜸요법사3기)

2004.02.25 00:00:00 수

지난번 네팔 히말라야의 침뜸여행은 한국대학산악연맹의 훙치원정대를 위한 것이었다면 금번의 남미여행은 두 가지 나름의의미를두었다.
첫번째는16년간지속했던직장을정리하 고새로운길을찾기위한휴식의의미이고, 두번째는그러기에 침뜸봉사 보다는 여행을 주목적으로 하리라는 가벼운 마음을 갖기로했다.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한 둘째 조카와 영화공부를 위해 2년째 LA에서 유학중인 큰조카와 함께 3부자의 미국자동차 여행을 마친 것이 8월 23일이었다. 사실 아내에게는 약 한 달간의 미국여행만을 얘기하고 온 터라 남미로의 또한 달간의 침뜸여행은 조금 무리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했다.

그러나 미국동부여행 때 머물렀던 뉴욕 의 친한 선배님이“미국을 온 김에 반드시 남미를 다녀가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권유했다. 결정적으로는 지난히말라야 등정에서 아버님의 사십구재를 지냈을 때 백일재는 남미안데스에서 지내드려야겠다는 강렬한 영감이 작용해 결국 추가여행을 결심케했고 아내에게 그 부분으로 이해를 구했다.

침뜸여행의 길은 열리고…
남미여행을 작심한 나는 8월 24일부터 여행정보를 얻고자 LA의 한국서점에서 남미여행에 관한 책을 구입했다. 브라질상파울로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칠레 산띠아고, 안데스, 볼리비아와 페루의 꾸스꼬, 콜롬비아 보고파까지 약 6개국 정도를 정했다. 그러나 항로편과 비자관계 등을 자료를 찾았음에도 남미에 관한 여행자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무척난감했다.

나는 LA 후배 집에서 머무르며 특유의 기질을 발휘해“우선 브라질로 막연하게 부딪혀 보겠다”고 작정하던 차에 혹시몰라, 평소 가깝게 지내던 세계적 마당발 성우 배한성님께 이러한 상황을 전화로 알렸다. 성우 배선생님은 도전지구탐험대 남미편을 도맡아 제작하는 LA의 정승희 감독을 소개해주셨다.

배한성님은 개인적으로 93년도 대우국민차 티코대륙횡단 2만킬로 대장정의 프로젝트를 함께하여 친했다. 또한 우리 뜸사랑 홍보대사로 위촉하기 위해 뜸사랑 회원인 KBS 임기준 PD와 함께 여의도 국회봉사실에서 灸堂 선생님께 무극보양뜸과 전립선비대증을 치료받게 한 이후 뜸사랑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이셨다. 더구나 나의 침뜸여행에 무척 호의적이셨다. ^^

정승희 감독님은 아마존강의 돌멩이 숫자도 파악할 만큼 남미의 구석구석을 잘 아신다고 했다. 그러나 도전지구탐험대 프로의 제작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왠지 침뜸여행과는 안 어울릴 것 같아 망설였다. 마침 LA에서 신세를 지고 있던 후배가 소개받은 전화번호를 보고는 자기 집 국번과 같다며 연락을 재촉해 전화를돌렸다. 마침 정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받으셨다.

정감독님은 일년 중 반은 남미에서 생활하는데 때마침 LA집에 있는 중이었다. 더군다나 배한성님의 두 번에 걸친 전화부탁을 받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후배집의 위치를 묻고는 바로 가까이 있다며 금방 건너 오셨다. 그것도 남미의 토산품과 술을들고...

보자마자 얼마나 반가운지 우리 셋은 바로 남미얘기로 한두시간을훌쩍보내자 후배의 아내는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님을 눈치 챘는지 곧바로 훌륭한 회안주를 내어 와 이내 술자리가 벌어지고 말았다.

LA후배와 나, 그리고 정감독은 금방 호형호제가 되었고, 대한민국남자들 의 술안주로 군대, 고향은 물론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족보를 따지는 것이 순서인지라 우리도 학교족보를 팔았는데, 아~ 이게 웬일인가? 정감독은 고교선배님이 아니신가? 정감독 아니 정선배님은 바로 야자로 말을 트시더니 내 남미 일정표를 보시고는 이틀 뒤 자기 집으로 무조건 들르라며 취
한 몸을 일으켜 집으로 돌아가셨다.

이틀 뒤 저녁, 정선배님집을 방문하자 처음 뵙는 형수님은 거창한 술안주를 마련해 주셨고 선배님께서는 거나하게 취한 나에게 A4용지 3장분량으로 빼꼼하게 적혀있는 일정표를 보여주시며 하시는 말씀이“이 일정표는 10여년의 나의 남미 노하우를 압축한 일정으로서 자네를 위해 움직이는 모든 현지인은 그 동안의 내 직업정신의 산물이므로 한 치의 오차가 없도록 행동하도록, 만약 한치의 오차라도 있다면 모든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므로 이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 이상!”휴~ 해병대 훈련병이라도 된 듯한 긴장감이 갑자기 방광경을 타고 흘렀다.

페루를 향하여…
일정표를 보니 모든 일정이 거의 페루 한나라로 집중되어 있었다. 이유는 남미가 대구, 부산 찍고 광주 찍듯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며 당신의 남미 촬영경험상 페루라는 한 나라에 남미의 엑기스가 모두 담겨 있다고 했다.

한달 여정동안 페루 한나라만 보기도 벅찰 것인데 더군다나 언어가 영어권이 아니라 스페인어만 통하므로 나를 위해 내가 머무는 숙소로 남미 현지인들이 안내해주는 일정으로 짜 놓으셨단다. 아 얼마나 감격적인 일인지 가슴이뭉클거렸다.

드디어 8월 26일 오후4시 20분 LA공항발 페루 리마행 에어란칠레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역시 남미라는 곳은 한국 사람이 가기에는 너무 멀어서인지 동양인은 거의 없었고 승객 대부분이 남미특유의 인상인 에스파니아계가 주류를 이뤘다.

현지시간 새벽1시가 되서야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했다. 세계 어디를 다녀도 공항에 내리면 그 도시의 특이한 내음이 풍겨지게 마련인데 리마 역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특이한 내음이 물씬풍겼다.

촉촉한 아침안개 같은 습한 공기가 더욱 이국적인 느낌을 들게 했다. 비교적 간단한 입국심사를 거쳐 밖으로 나왔다. 이미 정승희 감독으로 부터 연락을받은, 리마시내에서 노다지식당이란 한국식당을 경영하시는 김재홍 사장님께서 사모님과 함께 마중을 나오셨다. 이 늦은 시간에 더구나 사모님까지 나와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리마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서자 사모님께서 목적지는 호텔이 아니고 자신의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하셨다. 혼자 재우는 것이 안쓰러워 고교2학년인 큰아들방을 비워 놓았으니 부담 없이 지내라고 배려해 주셨다. 나는 너무 감격스러워 그만 눈물이 날 뻔했다. 집에 도착하니 김치찌개가 끓고 있었다. 더구나 참이슬 소주까지. 비행기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모님이 특별히 준비한 야식이란다.

수염이덥수룩해 마치 원양어선 어부 같은 후덕한인상의 김재홍 사장은 자신이 정승희 감독의 친한 후배이다. 정감독 일행의 현지 촬영 시 항상 식사, 교통, 현지인 고용 등 페루에서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신다. 나의 남미페루여행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라며 술잔을 자꾸 건네셨다.

나는 내심 너무 고마운 분들은 소개해준 정감독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한 두잔만을 예의로 받아 마시고는 샤워를 마친 후 잠을청했다.

다음날 아침, 김재홍 사장댁 바로 옆에 위치한 노다지식당에서 푸짐한 고추장돼지찌개로 아침을 했다. 아주 별난 담백한 맛이 있어 물어보니 페루는 닭뿐만 아니라 돼지도 집에서 방목한다고 한다. 음식재료가 아주 천연적이라 어린 시절 시골음식 맛이 난단다.

식사 후 김사장은 잉카유적지 여행스케줄을 위해 꾸스꼬행 비행기표를 준비해주셨고 리마 시내유적지관광을 치안문제 때문에 식당경비원으로 일하는 남미청년을 한 명 붙여주셨다. 세심한배려가너무고마워그날저녁감사의표시로무극보양뜸을 시술하려다 일단 미루기로 했다.

왜냐하면 뉴욕에서 교포 한 분을 치료해 주고 사람이 몰려 도망치다시피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간 미국여행의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드디어 29일 아침, 리마에서 약50분만에 꾸스꼬에 도착하니 빌마라는 여행사아주머니가“KAN"이라는 피켓을 들고 마중을 나오셨다.

영어를 한마디로 못하시니 답답하였을 뿐 아니라 남미인과의 바디랭귀지가 그렇게 어려운지 처음 느꼈다. 빌마 아줌마는 우선 예약된 호텔에서 기다리면 된다는 얘기 같아 안내해주는 호텔로 말 없이 따라갔다. 대학교때 스페인어 한 줄 외우지 못한 것을 정말 후회했다.

무극보양뜸으로 25년 만에 깊은 잠 잤다
그 날부터 아리랑 식당의 남승학 사장과 호텔방에서 함께 숙식을 했다. 남사장은 가족과 집이 리마에 있고 식당 사업차 홀로 꾸스꼬에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딸려있는 이층숙소에서 기거하는데 샤워시설이 없어 이렇게 스스럼없는 한국인 관광객이라도 체류해야만 샤워를 할 수 있다며 매우 만족해했다.

남사장과 함께 이틀 동안 꾸스꼬시내와 주변의 잉까유적을 함께 관광하고 숙식을 하는 동안 불편함이 따랐다. 다름 아니라 남사장이 대단한 골초여서 담배를 하루에 두 갑 반이나 피워댔기 때문이다. 나는 남사장에게 금연침을 시술하기로 마음을 먹고, 신뢰를 주기 위해 灸堂선생님과 뜸사랑을 소개했다. 무극보양뜸의 위력과 현재 금연침 봉사활동 내용과 성공률 등, 심지어 나의 뜸사랑에 관한 석사논문까지 소개했다.

그 날 밤 남사장에게 무극보양뜸자리와 금연침 시술을 하고 잠을 푹자도록 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예정대로 3박4일간의 잉카트레킹을 떠나야 하기에 일찍 맞춰 둔 자명종 소리에 일어났지만 평소 신경이 예민한 남사장은 아주 곤하게 잠이 들어 있었다.

할수없이메모만을남겨놓고호텔을빠져나왔다, 브라질대학생, 루마니아 연인, 룩셈부르크 교사 등 8명이 한조로 팀을 이뤄 잉카유적 트레킹을 4박5일 일정으로 공중도시 마추삑추까지 다녀왔다. 나는 일정에 맞추어 다시 꾸스꼬에 도착 남사장이 마중을 나오셨다.

남사장으로 부터 무극보양뜸의 대단함과 금연침의 위력을 들을 수 있었다. 남사장의 얘기로는 그 날 아침 약 25여년간의 이국생활 중 기억이 없을 정도로 몸이 풀려 깊은 잠을 잔 적이 처음이며 그 날 이후 담배 맛이 너무 없어 하루에 한 갑도 못 피웠으며 그것도 피우다가 그냥 꺼버리곤 한다며 무척 놀라워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동안의 나의 침뜸여행을 얘기해 주었다. 그 다음날 다시 리마로 떠나는 내게 남사장은 리마에 도착하면 자기 부인이 교회 지휘자인데 나이에 맞지 않게 오십견으로 고생한다며 리마에서 꼭 자기 부인에게 무극보양뜸을 전수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래서 나는 소문내지 않는 선에서 부인만 치료해 주기로 약속하고 다시 리마의 노다지식당으로 돌아 왔다. - 헤어지기 전날 아리랑 식당 한쪽 벽에“뜸사랑이여 세계로 뻗자!”라는 커다란 글씨와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 놓았으니 보시는 회원께서는 반드시 리플을 달아 놓으시길-

다시 리마로 돌아오니 이게 웬일인지, 노다지 김재홍 사장이 보자마자 섭섭하다며 푸념이다. 이유는 이미 남사장의 전화를 받은 남사장의 부인께서 소문을 다 내버린 것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다음날 일정으로 일찍 움직여야 하므로 노다지 김사장님의 사모님과 쿠스코 아리랑 남사장님의 사모님 두 분에게 무극보양뜸을 시술하고 다음 날 페루의 알프스라고 불리우는 와라스로 떠났다.

침뜸봉사 강행군은 끝이 없어…
일주일간의 와라스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김재홍 사장으로부터 난감한 제안을 받았다. 떠나기 전 두 부인의 치료효과가 너무 좋아 우선 자신도 꼭 한번 침뜸시술을 받고 싶으며 치료 받은 두 분은 물론 몇 년간 요통으로 고생하는 고려여행사 사장과 그 직원 한 명, 그리고 축농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장남 등, 여섯 명의 시술을 요청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수 없이 그날 저녁 이미 치료받은 두 분을 2차 치료 하고 나머지 네 명은 다음 일정인 나스까 평원 여행 후 치료하기로 하고 다음날 나스까로 떠났다.

나스까여행 중 김사장에게 난감한 연락을 받았다. 나는 출발 전 비행기표를 일주일 정도 연기해달라고 했는데 현지사정으로 여행기연기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치료할 수 있는 날은 9월18일 하루뿐이다. 나는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날 밤12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4명의 치료시간이 조금 빠듯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