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사랑 :: 침과 뜸으로 국민건강 지키자!

홈 > 침뜸소식> 뜸사랑소식

[교육] 침뜸기초(상,하)-개론,경락경혈학 발간

사무처

2003.03.19 00:00:00 수

뜸사랑 정통침뜸연구소에서는 침뜸의학개론과 경락경혈학을 침뜸기초(상,하) 시리즈로 출판하고 전국 각 서점에서 판매하도록 했다. 그동안 침뜸교육 내용을 기반으로 보다 쉽게 침뜸을 공부할 수 있도록 편집하는 데 공을 들였다. 뜸사랑 회장님의 머릿말을 이자리를 통해서 옮겨본다.

-------------------------------------------------------
책을 펴내며

무릇 생명은 스스로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 천지간에 우뚝 각자의 생존체계를 갖추고, 세상 만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의술은 이 모든 생명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에서 나왔다. 따라서 의술은 어느 누구도 사사로이 소유해서는 안되는 자연(自然)의 도술(道術)인 것이다. 이를 일러 인술(仁術)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의술은 상술(商術)의 하나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반세기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농경사회－산업사회－정보사회라는 세 시대를 한꺼번에 겪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환경과 자연환경의 큰 변화를 마주한 우리 모두에게는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더없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질병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서 의술은 상술로 되어 병 고치는 일보다도 돈버는 일에 더 치중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리하여 자연의 도를 거스르고 생명의 조화를 깨뜨리는 쪽으로 치닫고 있다. 수천만년 동안 민초들의 병고를 고치며 발전시켜온 민간의술도 돈벌이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왜곡되어왔고, 일부 집단의 이익추구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이다. 지금 이 땅에는 인술회복운동이 절실하다.
이런 시기에 ꡔ침뜸의학개론ꡕ을 편찬해내는 뜻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침뜸의학개론’이라 이름 붙인 까닭
침뜸의학의 전문화와 보편화를 바라며…

동북아지역의 전통의술은 침과 뜸, 안마－마사지－지압, 부항 그리고 이 지역에서 나는 자연물로 조제하여 만든 약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대체로 동북아 3개국(한국, 중국, 일본)의 중심적인 전통의술을 ‘일침이구삼약’(一鍼二灸三藥)이라고 요약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을 ‘동양의학개론’이라고 하지 않고 ‘침뜸의학개론’이라고 한 첫째 이유는 침뜸의학과 약학은 시술방법과 치료의 원리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나타내기 위함이다.
침과 뜸의 치료는 겉에서 자극하는 자극요법이다. 사람의 피부에는 통각, 온‧냉각, 촉각이라고 하는 감각이 있다. 이 감각이 있는 피부에 자극을 주어서 생기는 생체반응을 잘 이용하는 손재주의 치료 술법이므로 침뜸술이라고 하는 ‘술’(術)자를 붙여, 먹는 약과 구분한 것이다.
침술은 몸의 표면에 접촉, 자침하여 일정한 생체반응을 일으켜 병 치료에 힘을 더하게 하여주는 방법이다. 즉 침을 찌름으로서 피부나 근육조직을 건드려, 병을 고치려고 하는 생체의 자연치유력을 활발하게 하여 체내의 저항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뜸술은 쑥을 사용하여 체표(피부)에 온열 자극을 주어 일정한 생체반응을 일으켜서 질병 치료에 힘이 더 나게 하는 방법이다.
침과 뜸은 자극을 이용한 시술로서 침을 놓거나 뜸을 떠서 건강증진, 병의 치료 및 예방작용을 하는 것이다. 한약과 침뜸은 음양오행원리를 이용하여 병을 고치려고 하는 것만이 같을 뿐 입을 통하여 뱃속으로 들어가서 치료하는 한약 처방과 외부에서 피부와 근육에 직접 자극을 주어 병을 치료하는 침뜸술 처방은 분명히 다르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해방 후 침뜸을 중심으로 하는 침뜸의학과 한약을 중심으로 한 한의학으로 뚜렷이 구분되어,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침뜸의학의 전문적 발전의 전통을 이어갈 듯하다가 1962년도 침구사 양성제도가 폐지되면서 침뜸의학은 암흑기로 접어든다. 당시 5‧16 군사정권 보건의료 담당 관계자의 무지와 전통의학을 경시하는 정부내 분위기에 따라 해방 후 우리 정부에는 침구사 배출시험을 한 번도 실시하지 못하고 침구사 양성제도가 없어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침과 뜸을 전혀 배우지도 않은 한의사들에게 슬그머니 침구를 할 수 있는 유권해석을 해주면서 침뜸의학이 합법적으로 전문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었다.
이에 반해 동북아지역의 전통의술을 받아들인 지 몇 십년도 되지 않은 미국에서조차 벌써부터 침뜸과 약학을 전문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미국의 National Certification Commission for Acupuncture and Oriental Medicine(NCCAOM)에서 수여하는 자격증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침사라는 뜻의 NCCAOM Cer- tification in Acupuncture(=Diplomate in Acupuncture)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약을 다루는 한의사라고 해석되는 NCCAOM Certification in Chinese Herbology (=Di- plomate of Chinese Herbology)이다. 즉 미국에서 인정하는 한의사 자격은 Diplo- mate of Chinese Herbology인데 이 자격을 가지고서는 침 시술을 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미국에서 침 시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Diplomate in Acupuncture를 취득하여야 한다. 일본에서도 한방이라는 호칭은 한방약(탕제요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되어 있고, 침구사[鍼師‧灸師]에 대한 자격제도를 별도로 두고 전문적으로 발전시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WTO 협약에서도 한의사와 침사를 구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침술과 뜸술을 중심으로 하는 침뜸의학을 한약을 중심으로 하는 한의학과 뒤섞어 놓아 침뜸의학의 전문적인 발전이 퇴보에 퇴보를 거듭해온 터라 침뜸의학을 전문적으로 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책을 ꡔ침뜸의학개론ꡕ이라 이름 붙인 두 번째 이유는 침뜸이 인류의 보편적인 의술로 널리 쓰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동북아지역 전통의술의 하나로 계승‧발전되어온 침과 뜸이 이제 전세계로 퍼져나가며 보편적인 의학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침뜸술은 학문으로 정립될 당시부터 전문분야의 하나로 발전되어왔고, 전세계에서는 지금 어느 지역의 전통의술로서가 아니라 침(Acupuncture)뜸(Moxibustion)이라는 하나의 공통 의학으로 인정되어가는 추세이다.
그런데 동북아지역에서는 전통의학에 대해 일본에서는 침‧뜸‧안마－마사지－지압을 중심으로 하여 동양의학(東洋醫學)이라 부르고, 중국에서는 중의학(中醫學)이라고 하며, 북한에서는 동의학(東醫學)으로 부르다가 현재는 고려의학(高麗醫學)이라 하고 있다. 이러한 용어는 특정 지역의 전통의술임을 주관적으로 강조할 때는 유용하지만,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의학으로 객관화시켜 체계화하여 나아가는 데는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동양의 전통의학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현대의학을 서양의학이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서양의학은 서양의 전통의학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더 적절한 대비가 되기 때문이다. 서양에도 히포크라테스 의학을 대표로 하는 긴 의학사를 가지고 있다. 현대의학의 역사는 현미경이 생기면서부터 시작해 겨우 250년 남짓밖에 안되었고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120년도 채 못 되었다. 전통의학에 대비되는 개념으로는 현대의학이란 말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현대의학을 신의학이라고 한다.
의학은 동서의 대립을 넘어서고 전통과 현대의 대립을 넘어서야 한다. 현대의술은 전통의술을 포함하고 있고, 전통의술에는 이미 현대의술의 씨앗이 있다. 북한과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세계 각국은 침뜸의학의 연구와 발전을 위하여 현대의술을 총동원하고 현대의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침뜸의학을 적극 배합하여 환자의 치료에 활용한다. 한국의 경우처럼 전통의술을 주로 다루는 의료인은 현대의술을 사용하지 못하고, 현대의학을 주로 공부한 의료인은 전통의술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하는 의료제도는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불합리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의술의 발전은 뒤처질 수밖에 없고, 우리 나라 환자들은 다른 나라의 환자들에 비해 더욱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의료의 목적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다. 내 것은 옳고 너의 것은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술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 만큼 어느 의술을 특정 집단의 이해 때문에 배타적으로 독점하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보편적인 생명사랑의 관점에서 특정 지역의 전통의술이 훌륭하다면 전세계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은 탁월한 우리의 전통민간의술인 침과 뜸을 살려 국민들에게 되돌려주고, 나아가 전세계 인류가 침뜸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분들을 위하여 만들었다. 이 책으로 공부한 사람들은 침과 뜸을 연구‧보급하며 문화유산을 전승하는 지킴이가 되고, 홍익인간의 정신을 오늘에 되새기며 인술을 베풀고, 침뜸의 계승‧발전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마침내 건강한 삶, 온전한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해주길 바란다.

2002년 6월
정통침뜸교육원 교재위원회
위원장 김남수

200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