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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침뜸여행기(일본편)

강병선(뜸요법사 3기)

2004.04.20 00:00:00 화

요번의 여정은 가족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동안 혼자만의 여행이 가족에게 늘 미안하기도 해서 요번의 여정은 일본을 들러 대만으로 약 두주간으로 여행계획을 짰다.
처음 비행기를 타보는 작은 딸 다송이에게 기내식을 맛보여 주기 위해오전10시 20분 인천발 나리타착으로 티켓팅했다.
체크인 하고 드디어 이륙!
아~ 얼마나 긴장되고 五行의 氣運 중 木氣인 시작, 출발, 발생, 상승 즉 生의 기운을 가장 짜릿하게 느끼는 순간인가.
여러 비행기 경로 중 일본행이 가장 친근감이 드는 이유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좀처럼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리라. 이러한 일본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이 우리 가족의 요번 여행 목적이기도 하다.

일본여정은 우선 애타게 기다리는 나까무라선배님 집에서 이틀정도 묶기로 했다. 나까무라상(中村), 한국인 조성도, 그는 대학교(동국대 인도철학과)때의 친한 선배중의 한사람이다. 그와 나는 김신의 자전소설“대학별곡”의 실제 주인공처럼 지낸사이다. 인도철학과 출신들이 늘 그랬듯이 그 역시순탄한 삶이 아니었다. 입학전 전국 노가다판을 떠돌다가 그대로 살다 죽기
가 너무 억울해서 고검, 대검을 마치고 대학을 들어온 그것도 인도철학과를 좋은 성적으로 들어온 石童(돌아이?)이다.
그는 남들이 취직걱정이 한창인 4학년 때, 아니 그전부터 일본행의 결심이 너무 확고해서 타인의 부러움을 산 여유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결국 졸업과 동시에 일본으로 건너갔고 일본여자와 결혼하여“메이”라는 예쁜 외동딸을 낳고 한국과 무역을 하며 잘 살고있었다. 우리 가족을 애타게 기다린 이유는 거의 일본인으로 귀화해서 사는 입장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한국가족을 소개해주고 싶었고 또 마당발인 내게 자신의 일본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리라. 어쨌든 자기 친형제들에게조차도 서로 재워주지 않는 일본인들의 관습으로 볼 때 우리가족의 초청은 대단한 배려였다.
우리가족은 1월 12일 저녁 일곱 시 경에야 도쿄 네리마쿠에 있는 선배님 집에 도착했다. 처음보는 일본인 형수와 딸을 소개받고 곧바로 저녁식사를 했다. 정갈한 일본반찬과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오뎅요리를 선배님이 특별히 준비하신 모양이다. 우리가족은 정말 성대한 일본가정요리로 첫 저녁대접을 받고는 일본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애들이 피곤했는지 코를 골며 잔다.
“그래 애들아 살아갈 인생처럼 여행은 늘 피곤한 일이다.”그런데 그 다음날 문제가 생겼다. 확인해보라며 보여주는 형수님의 일주일 간의 일정표와 식단을 보니 하루도 우리가족의 외식은 물론 외박까지도 잡혀있질 않았다. 선배님께 이틀만 신세를 질 예정이라고 하니 말도 안된다며 곤란한 표정을 지으신다. 오히려 우리가족에게 설득을 하란다. 그건 그렇고 우리 집사람과 애들은 가까운 호텔로 가자고 아우성이다. 왜냐하면 잘 산다고는 하지만 아파트평수가 20여평에 방이 둘이라 아무리 안방을 내줘도 불편하기 그지없고 또한 식사때는 물론 샤워, 걸어 다닐 때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란다.(일본인은 검소가 생활화 되어 있어 아기자기하게 설계 된 작은 아파트를 선호하며, 상대방을 배려 하려는 문화가 부러웠다.)

우리 가족들은 하루를 체류하면서 너무 조용하게 사는 그네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 역시 명랑은 하지만 후룩후룩 먹는 소리 뿐만아니라 목소리, 웃음소리 등 소리를 많이내는 우리가족을 이해 못했으리라. 결국 중간 입장에서 곤란한 선배님의 중재대로 온천여행을 핑계로 이틀간의 외박을 허락받는 선에서 합의(?)를 마치고 불편한 일본여행을 시작했다.

매일 시내관광과 쇼핑을 끝내고 저녁시간 안에 도착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런 일이 아니다. 가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신주쿠역 뒷골목의 다양한 음식점에서 저녁 한번 못 먹어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루는 도저히 가족들을 만류 할 수가 없어 저녁외식을 맛있게 먹고 선배님 댁에 들어갔는데 형수님께서 그 비싼 스시요리를 정성껏 준비하셔서 차마 저녁을 먹었다
는 소리를 못하고 저녁을 억지로 두 번 먹었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라는 진리대로 결국 가족들 모두 소화불량과 설사로 밤새 화장실만 왔다 갔다 했다. 그래도 침과 뜸으로 해결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나흘 후, “지바”해변의 료칸과“치부치부”온천에서 보내고 마지막 날밤 우리는 불편했지만 금방 지나간 일주일을 아쉬워 하며 선배님댁으로 돌아와 짐을 꾸렸다. 그런데 어떻게 이 신세를 갚아야 할지 고민하다 아내가 방법을 제안했다.
“형수님이 제체기와 콧물을 흘리는 것으로 보아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것 같으니 침뜸을 시술 해주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앞으로 평생 못 만날지도 모르는“무극보양뜸”시술을 해 준다면 신세도 갚고 일본사람에게 우리 민족의 탁월한 의술도 자랑할 수 있어 一石三鳥가 아니냐는 것이다. 역시 그 남편에 그 아내다. 선배님은 무극보양뜸을 알고 계셨다. 지지난 겨울 출장차 부산에 오셨다가 나를 만나 뜸사랑에 관한 내 석사논문을 받고는 안 그래도 요번 여행 때 무극보양뜸을 아내와 함께 시술받고 싶었으며, 주변 일본인 친척들에게 자랑도 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우리눈치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와 집사람은 두 분에게“무극보양뜸”을 시술하고는 (아내의 뜸뜨는 솜씨는 안 뜨겁기로 가족간에 정평이 나 있다.) 무조건 30일간을 계속하기로 분명한 약속을 받았다. 만일 하루라도 지키지 않으면 다시 30일을 채워야 한다며 30일간의 시술 다짐을 받았다. 왜냐하면 우리 무극보양뜸의 위력은 얼마나 오래 빠지지 않고 뜨느냐에 비결이 있기 때문이고 약속을 잘 지키는 일본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할 것 같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 온지 약 달포 만에 선배님으로부터 반가운 이메일이 도착했다.
무극보양뜸만세! 灸堂선생님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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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확인은 별일 없을 것 이라고 믿고, 뜸의 효과에 대하여 몇 가지 보고 한다.
우선, 처음 뜸을 뜨기 시작하여 약 한 달정도 되는데, 정성을 다하여 우리 부부가 하루도 안 빠트리고 열심히 하였다.
그 결과 나는 원래 특별히 안 좋은데가 없는 탓으로 뚜렷한 효과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Jogging으로 인한 다리의 근육 피로는 만성적이었는데 말끔히없어졌다.
근데 화제의 중심은 우리 집사람이다.
원래 알레르기성 비염 및(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축농증은아님) 눈의 가려움증과 눈물이 흘러내리는 등 사실 고생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런데 무극보양뜸을 열심히 한 결과 눈의 가려움증, 눈물, 코막힘, 콧물 등이 지금은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호전되어 보통 기뻐하는게 아니란다.
코가 안막히니 새벽에 깨지도 않고(전에는 숙면이 불가능 했음)잠을 충분히 잘자니 자연적으로 몸상태가 좋은 것 같다. 그리고 특별한 운동이나 식이요법도 안했는데 체중이 3Kg이나 줄었다고 여간 고마워 하는게 아니란다.
모든게 자네 덕택에 이렇게 되었는데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며, 평생 뜸을 건강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열심히할 생각이다.
우리 집사람이 메일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고 계속 독촉을 하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렇게 한자 적어본다.
제수씨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또 연락하자고…

조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