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회를 희망하며 캄보디아를 방문함
이번 침뜸봉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설명해야 여행의 동기와 성질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6.25 동란 후 각국으로부터 원조와 구호를 받았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우리나라가 외국을 상대로 기술지원과 경제적, 제도적, 혹은 교육적 도움을 주기 위한 정부 기관이 바로 KOICA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세 분이 우리 뜸사랑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침뜸의 효과와 간편성, 경제성을 고려할 때, 피원조국에 우리의 의술을 전수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하고 캄보디아의 장관과 차관보 등 고위인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봉사실을 보여드리며 직접 시술받을 기회를 제공했던 바, 그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자기나라에 뜸사랑의 의술을 가르쳐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결국 KOICA의 이상안 부장님의 알선과 지도를 토대로 2004년 4월 4일부터 8일까지 교수 4명(홍흥길, 이종길, 전영옥, 윤연순)과 뜸사랑 회원 세 명(이상안, 백운칠, 안영습)이 자비로(각자 100만원씩) 항공료, 호텔비, 식비 및 현지 교통비를 모두 부담해가면서 캄보디아를 방문했습니다.
캄보디아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건기고, 6월부터 6개월간은 스콜이 쏟아지는 전형적 열대기후입니다. 환경이 갑자기 바뀌다 보니 많이 피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라가 난리를 겪은 지 오래지 않은 탓에 산만함과 가난함, 건조한 기후의 연속으로 나무나 집, 도로에 먼지가 많은 때문에도 피곤함이 더하는 듯 했습니다. 잠을 설친 것도 한몫을 더했습니다.
방문 첫날에 프놈펜에 근무하시는 이한곤 대사님의 만찬에 초대되어 캄보디아에 관한 전반적 안내를 받았습니다. 국토는 남한의 1.8배, 인구는 약 1200만 명이며 수도 프놈펜의 넓이는 서울과 비슷한데 인구는 140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일인당 국민소득은 285불 정도라는 예기도 들었습니다. 실제 접해보니 국민들은 가난하더라도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들로 느꼈습니다. 체류하는 한국인은 700명 정도인데 놀랍게도 약 200명이 기독교 전파를 위한 선교 요원이라고 합니다. 본 여행의 배경과 개괄적 느낌, 정보는 위와 같습니다.
이번 여행 목적과 성과를 간략히 적어보겠습니다.
우선적으로 우리 회원들의 활동범위와 성격을 좀 더 확대하여 국제적 감각을 익히고, 국내 재야 침구인의 답답함 대신 그곳 환자와 관계공무원들로부터 환영받아가며 민간 외교 역할도 하면서, 장래에 그들과 배우고 가르치는 여건 조성 등을 통해 또 다른 외국에도 진출할 수 있는 경험을 얻고자 했습니다. 또한 우리의 침뜸을 널리 보급하고 싶은 욕심을 각자의 속내에 두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면서 잠시나마 현지 상황 파악차 방문을 결심케 했을 것입니다.
결과로는 그곳 고위 관계 요인(보사부 산하 전통의학 센터 힝푼리 소장, 보건사회부 웅피런 수석차관, 관방성 바후 장관 및 타나 차관보)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공식회의와 비공식 만찬 등에서 우리 전통 의술의 간편성과 효과에 대하여 재차 강조를 하였고 그쪽에서는 빠른 시일 안에 의술활동 및 의술 전수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줄 것을 간곡히 부탁받았습니다. 또한 의술인 양성과 환자의 치료 및 침구법 제정 등 전반적 지원도 요청받았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건물과 행정지원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금전적 도움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비용 마련이 제일 어려운 열쇠로 부각된 것은 예상한대로 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열쇠를 장만한다면 여러 곳에 문을 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줄여서 말한다면 종잣돈이 10만불(약 1억원)정도만 있으면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관광지 앙코르와트를 활용하고 정부의 행정적 지원을 받는다면 우리의 활동비용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광상품을 계속 발전시켜 당초의 목적달성도 하고 제삼의 외국에 뜸사랑 지회를 여는 데도 경제적 지원과 비용을 현지조달할 방법 모색에 훌륭한 기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을 함께 하셨던 분들의 관심과 연구는 계속 될 것입니다. 여러 회원님들의 조언과 관심은 더 큰 동력이며 활력이 될 것입니다. 뜻있는 분들의 활동무대를 광범위하게 마련하고 뜸사랑회의 기,혈의 순환이 더 원활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구당 선생님의 평소 바라심을 만분의 일이라도 거드는 일이 될 수 있는 문이 열리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번여행에 열과 성을 아끼지 않으신 이상한 회원이 그곳 고위직 관료 분들과 다리 역할을 하여 한국 대사님과 쉽게 한자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 일행과 뜸사랑의 위상을 높여주어 감사했습니다.
홍흥길 교수는 일행의 대표 역할을 하느라 긴장의 무게를 항시 벗을 수 없는 입장이었고, 백운칠, 안영섭 회원이 이틀간 시행한 봉사활동 기간에 보여 주신 친절과 성의는 우리를 찾아왔던 환자들에게 의료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잘 보여 주었습니다. 전영옥, 윤연순 교수는 우리 일행을 단란한 가족의 분위기로 일할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우리 교민과 현지인 중에서 여자 환자들의 입장 배려에 신경 쓰심을 새삼스럽게 보여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을 통하여 배우고 느낀 것이 남달리 많기 때문에 함께하셨던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이글을 통하여 전하고 싶습니다.
2004. 4.
이 종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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