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사랑에서 출발한 땅끝마을 해남행 버스에는 구당 선생님을 비롯해 뜸사랑 운영위원, 교수님 등 봉사단으로서는 호화진용이다.
오락가락하는 장마비가 이따금 차창을 두드리고 밤하늘의 천둥번개가 위협적인 손짓을 보여도 일행은 소풍가는 어린 아이들처럼 모처럼의 장거리 여행이라는 설레임으로 그윽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번 침뜸봉사는 농촌 대민 침뜸봉사와 함께 운영위원과 교수진의 단합을 위함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운영회원이신 남경우 회원과 봉사국을 담당하는 김남순 간사가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고 교수님들과의 담론으로 6시간의 행로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빛 고을 광주지부 김병태 지부장님을 비롯한 회원님들의 마중으로 낯선 땅끝마을 해남에 자정이 넘은 시간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자, 곧바로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허술하지만 정겨워 보이는 주막에 모여 내일의 봉사일정도 잠시 잊고 삶의 질곡을 벗어나 긴 여행의 달콤한 여운을 음미하며 정스민 대화가 이어진다.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생님과 동행한 여정이기 때문인지 흥분되는 감정을 숨길 수 없다.
해남 황산농협에서 주최한 봉사일정은 빈틈없이 짜여져 이틀간에 걸친 봉사활동은 대성황을 이루었다. 광주지부의 협조로 주민들에 대한 홍보며 봉사장 시설에까지 준비가 완벽했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시는 우리 고향의 부모님이요, 아주머니 아저씨들로 전혀 낯설지 않은 정겨운 모습들이다. 그들의 고마워하는 진솔한 표현은 지금도 쉽게 잊을 수가 없다.
침뜸이 필요한 것이 비단 이 고장 사람들 뿐 이겠는가?
농촌뿐 아니라 전 국민이 우리 고유의 전통의술인 침뜸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무리 훌륭한 의료기관이 있어도 침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민주사회에서 국민들은 행복추구권이 보장되어야하고 환자들에게는 진료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법이란 사회의 거울이요 법의 구조와 집행수준은 문명의 척도이다.
침구사법 제정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다만 한의사들이 이기적인 편협한 논리로 입법을 반대하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 로비에 의해 국가복지 정책이 결정되고 좌우되고 있는 것이 지난 현실이다. 이제라도 우리민족의 전통 의술인 침뜸을 더욱 연구 발전시켜 세계시장에 경쟁력을 키우고 저비용 고효율의 장점을 활용하여 서민대중의 곁에 두어야 한다.
의료 개방 압력, 고령화 사회의 도래 등 의료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입법기관도 17대 총선으로 구태의연한 낡은 금권정치는 심판 받았다. 이제 새롭게 출발한 참신한 국회가 개혁적인 사고와 가치로 투쟁과 청원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실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입법을, 어려운 경제현실에 서민대중을 위하는 법질서와 제도를 정비해 나아갈 것으로 기대하는바 크다.
이따금 뉴스보도를 통해 일부 인사들이 양노원 등 복지시설에 찾아가 봉사하는 것이 큰 미덕인양 소개된다. 진정한 사회의 봉사가 무엇인지. 사회와 조직의 일원으로 참여 자세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해남봉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봉사에 참여했다는 보람으로 마음은 가벼웠다.
우리 뜸사랑 봉사회원이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한 보석이다. 평생 인술을 베푸시며 정통침뜸의 맥을 잇고자 힘쓰시고 침구사법 부활을 위해 진력하시는 구당 선생님의 문하생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번에 다시 시작한 침구사법 부활추진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지만 재주가 없어 도움이 되지 못해 안타깝다.
금년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해이고 기회이다. 우리 모두 힘(氣)을 한데모아 나아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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