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아침시간...
봉사처인 송원대학 강당에는 광주 뜸사랑 회원들과 송원대학 자연요법학과 학생들이 먼저 나와 봉사준비를 하고 있다. 이때, 전날부터 행방이 묘연하셨던 灸堂선생님이 나타나셨다. 침술원 폐업소식과 함께 서로 치료를 받겠다고 다투는 환자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더 이상 진료를 하실 수가 없었다고 하셨다. 아무도 모르는 암자에서 마음을 달래셨다 하는데 내 마음도 찡했다.
고관절 괴사증으로 고생하는 학생을 만나다
드디어 봉사가 시작됐고, 새벽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우리는 차례로 치료했다.오전봉사가 금방 지나가고 오후봉사가 재개될 무렵... 광주지부 봉사자가 내 팔을 끌었다. 옆 침상에 송원대 자연요법과 학생이 누워있고, 10여명의 학생들이모여 있다. 누워있는 학생은 고관절 괴사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병원에서도 치료방법이 없다고 해서 지금까지 치료다운 치료를 받지 못해 다리는 짧고 가늘어져 있다. 마침 灸堂선생님이 오셨다. 나는 선생님께 환자기록부를 보여드리고, 무언으로 부탁드렸다. 선생님께서는 오전봉사시간에 자연요법학과 교수님과 학생들을 일차로 꾸중하셨기에 학생들은 灸堂선생님이 오시자 다들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생님은 매우 친절하셨다.
“고관절 괴사증이라... 다리를 절었겠네, 치료받고 나면 다리길이가 같아 질거야!”하시며 뜸자리를 잡으시고는 나에게 침을 놓으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떨렸지만‘에라, 꿀밤이면 달게 먹자’아는 심정으로 평소대로 곤륜·위중·신유3·4·5의 차례로 침을 놓으니 갑자기 선생님께서“뜸사랑이 최고야!”라고 하신다.
灸堂선생님의 따뜻하고 섬세한 배려
놀라서 고개를 치켜들어보니, 선생님 왈“학생들이 이렇게 많이보고 있는데, 떨지도 않고, 여자가 말이야... 역시 뜸사랑이 최고야!!”하시면서“요기는(둔압과 환도) 내가 할께”하시며 직접 시침하신다.
자연요법과 학생들에게 우리 뜸사랑을 자랑하고 싶으셔서 나에게 침을 놓아보라 하신 것이다. 또한 내가 환도침을 실수할까봐 나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으신 것이다. 치료가 끝난 뒤 그 학생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한참 후에 내가“어때, 괜찮아?”하고 물으니,“늘 한쪽 다리를 끌고 다녔는데 똑같아지니 이상하네요”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5월 17일 둘째 날...
오전 봉사를 마치고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오는데, 목에 호루라기를 건 선생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어제 나에게 테니스 엘보 통증으로 치료받은 이 학교 체육선생님이었다. 무극보양뜸 치료효과를 보고 오늘 다시 치료를 부탁받았다. 나는 무극보양뜸의 놀라운 효과를 또 한사람에게 알렸다는 것에 기분이 뿌듯해졌다. 그 선생님은 분명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무극보양뜸을 알릴 것이다. 서울에서 온 봉사팀은 먼저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피곤했지만 보람이 넘치는 귀가길이다.
안녕! 잘 있거라... 5월의 광주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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