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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개]구당 선생님 첫 본격봉사 일기 1

뜸사랑 사무국

2003.03.19 00:00:00 수

아래 글은 구당 김남수 선생님이 본격적인 봉사활동 첫발을 내디뎟을 때의 일지입니다.

침뜸을 배워서 어디에다 어떻게 쓸 것인가 생각해 보게 하는 글입니다.

뜸사랑이 그 맥을 이어가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仁術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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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의료 무료 봉사의 첫발(경북 성주근 대가면)

1984년 10월 6일

아침 4시에 일어났다. 30년 전부터 마음먹었든 내 일생의 소원이 시작되는 첫날이라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
다. 들뜬 마음 그대로 일어나 오늘부터 시작과 계획에 맞추어 가기 위하여 5시에 때 이른 아침밥을 먹었다. 어제
사놓았던 경부선 7시 통일호 2호 열차 29호석과 32호석 차표를 들고, 들뜬 마음이라 1시간 앞서 서울역으로 달려
갔다.

기다리는 순간…! 꿈에도 보지 못하였던 경상북도 성주군 대가면 흥산리 서재호씨의 초청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을 어느 정도 어떻게 몇 사람에게나 침뜸이 욕되지 않게 효과를 보여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을
때는 두려움이 머리를 스쳐가기도 한다. 부풀었든 마음에 약간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여 생각할 때 실망 없이 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마냥 즐겁기만 했다. 3시간32분이 순간 같이 지나고 왜
관역에 10시 32분에 도착하였다.

역 홈에 서재호씨가 나와있었다. 우리를 반가이 맞아 주었다. 역 밖으로 나가서 버스를 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생각밖에 개인 택시를 대기하여 놓고 있었다. 할 수 없이 그 택시에 몸을 담고 20여 Km라고 하
는 길을 달려갔다. 비포장 시골길이라 먼지가 나며 덜커덩거렸다. 내가 가고자 했던 곳, 의료기관이 없는 곳, 살
기가 어려운 곳을 가는 것 같아 마음 흐뭇하기도 하였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 내가 치료하여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옳지! 됐다. 참으로 잘 선택됐다. 이제는 됐다'하고 마음속으로 그리며 목적지인 홍산동에 도착하였다. 면장 부
면장 기타 유지 몇 분을 만났다. 서울 사람들의 차림새와는 달랐지만 인정미가 있는 것 같고, 어딘가 모르게 멋
져 보이며 오손도손 정다운 것만 같았다.

이 분들과 초면 인사를 했다. 내가 성주를 오게 된 것은 나에게 치료를 받은 서재호씨의 초청으로 오게 되었으
며, 내가 농어촌에 뜸자리를 정하여 주려고 왔는데, 침 한번이나 하여서 소용이 없는 것을 하는 것보다는 뜸을 하
여 모든 병의 예방과 동시에 치료가 될 ?있는 뜸자리를 정하여 주러 왔으니 내가 할 수 있는 한까지 많이 오시
도록 하라는 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고 났을 때가 11시20분이었다. 한사람이라도 더 많이 뜸자리를 정하여 주고 싶은 생각에서 재촉하여 11시 반
부터 시작을 하였다. 그러나 몰라서인지 나를 믿지 못하여서인지 사람들이 없었다. 그리하여 나를 태우고 온 택
시기사의 부인이 오는 도중에서 타고 같이 왔기에 제일 먼저 치료를 받고, 주민들이 믿도록 하기 위하여 면장을
시범적으로 시술을 하고 나서 경찰 지서장과 그의 가족들에게도 먼저 뜸을 하고 시술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
렇게 하였더니 미더워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때부터서 사람들이 모여 오기 시작하였다.

오후 1시 반에 점심을 먹고 6시까지 열심히 쉴 사이 없이 시술했다. 즐겁고 흐뭇하기만 한 마음으로 31명에게 시
술하여 끝마치고 저녁밥을 먹었다. 그리고 서재호씨는 우리를 편하게 쉬도록 하기 위해 면소재지에서 약 2Km
가 거의 떨어져 있는 자기 집으로 우리를 용달차(이것이 시골택시)에 태우고 가서 우리가 잘 방을 정하여 주었
다.

거기서 또 그 이웃사람들 몇 분을 데려와서 시술을 하고 있는 중인데 면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안면신경경
련이 있어 시술을 받았던 자기 부인이 치료를 받고 난 후 얼굴도 더 흔들리고 오한이 나고 어지러워한다며 대단
하게 앓고 있다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그분이 너무 약한 분이어서 침뜸에서 오는 명현
이 너무 빨리 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 사유를 이야기하여 안심하도록 말하여 주었다.

시술을 마치고 사람들이 다 간 뒤 잠을 자려고 하는데 서재호 부인께서 곶감이 반만된 것과 떡을 갖고 왔다. 곶감
을 만들려고 감을 깍아서 반만 말린 것을 먹어 보니 이것은 감도 아니고 곶감도 아닌 참으로 별난 맛을 내는 것이
었다. 이런 것은 내 생전 처음 먹어보는 것으로 감회가 깊었다.

이 주인 아주머니는 서울에 한번 와서 치료를 받았던 구면이라서 한결 허물없는 처지였다. 그런데 말못하고 약간
의 고생이 있었다. 서재호씨는 우리를 더운 방에서 편하게 잘 자게 하기 위하여 일부러 자기 집까지 데려다 자게
했다. 그런데 우리는 춥게 자다 추워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밤중에 보일러에서 물이 넘치는 소리가 몇
번 난 일이 있었는데 그래서 아마도 불이 꺼진 것 같았다. 그러나 주인이 미안해 할까봐 말못하고 옹근이 참고 견
디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