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국선도 사범으로 활동하며 지역주민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다. 유씨가 국선도사범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경기도청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1994년. 평소 국선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동료 공무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청내에서 국선도 교육을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퇴직 후인 지난해 6월 동남대와 장안구청이 산·학협동 프로그램으로 펼친 국선도 교실을 3개월 여간 도맡아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8월말부터는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 대우아파트 자치위원들의 부탁을 받고 관리사무소 2층에 국선도 도장을 개원,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국선도를 지도하고 있다.

그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매주 3일 동안 몸이 불편한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뜸을 놓는 ‘뜸요법사’선행을 펼치며 하루 일과 대부분을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복지회관에서 열렸던 ‘뜸 시술 봉사활동’에는 소문을 듣고 몰려 온 400여명의 주민이 유씨의 뜸 시술에 흠뻑 취하기도 했다. 평소 발바닥 통증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준비한 ‘뜸요사법’은 오히려 주민들에게 호응이 더 높다.

유씨는 “남들은 봉사활동이라고 하지만 사실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희열을 느낀다.”며 “인제야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혹 뜸 요법이 정식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선입견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퇴직 후 그에게 적지 않은 보수에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지인들의 권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주위사람들의 권유가 있었지만 35년간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이제는 베풀며 살아가고 싶어 사양했다”고 말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불어넣는 이웃 사랑 실천의 전도사를 자처한 그의 머리맡엔 오늘도 새하얀 도복과 작은 뜸 시술통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