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체의료행위 제도화하자
법률신문 / 2010-11-29 / 기사 원문 보기
지난 20일 법원의 의료전담부 판사 및 의사출신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의료법 커뮤니티와 대한의료법학회는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체의료행위, 유사의료행위 등에 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체의료행위는 의료법이 인정하지 않는 의료행위인데 이것을 주제로 판사 및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구체적인 논의를 하였다는 것은 대체의료행위 등에 관한 우리사회의 관심이 해당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사회의 이머징이슈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 외의 의료행위를 전면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의료법 시행전에 자격을 받은 접골사(接骨士 ), 침사(鍼士), 구사(灸士) 및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자격인정을 받은 안마사에 한해서 유사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및 대법원 역시 의료법의 이러한 취지에 따라 유사의료행위에 대해 엄격한 법적용을 하고 있다.
최근 헌재는 2008헌마664호 사건에서 의료법 제82조 제1항 안마사에 관한 규정은 신체장애자 보호에 대한 헌법적 요청, 장애인복지정책의 원칙 등에 바탕을 두고서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비시각장애인을 시각장애인에 비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차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뿐만 아니라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합헌결정을 함으로써 여전히 종전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고 유사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의 합헌성을 지지하고 있다.
대체의학 또는 대체의료행위(alternative medicine)는 유사의료행위, 보완의료행위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써 서양의학이 발전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나 오류 및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들에 대한 기존 의료시술의 부적당함을 해결하여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롭게 개발되는 진단 및 치료방법이다.
이미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러한 대체의료행위를 기존 의료체계에 성공적으로 편입시키고 있으며, 미국국립보건원(NIH)은 대체의학을 정신신체치료(최면, 바이오피드백, 요가), 생전자기장치료(경피신경자극), 대체의학체계(한의학, 인도의학), 손치료(마사지, 카이로프랙틱), 약물치료(봉독, 상어연골제품), 약초치료(인삼, 은행잎추출물), 식이와 영양요법(비타민 대량투여, 제한식이)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2007년 2월 보건복지부는 의료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의료인이 아닌 자가 행하여도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는 경우’ 유사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였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였다.
현재 국내 여러 대학에서는 대체의료학과를 개설하여 대체의학 강의를 하고 있고 관련 직종에 수십만명의 종사자가 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대체의료행위를 시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도 서구의 입장에서 보면 대체의학의 일종이다. 환자들에게는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난치병 또는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대체의학적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조만간 세계의료시장의 60%를 대체의학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대체의학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훌륭한 의료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입법의지를 촉구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