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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아시혈요령

이충영

2003.03.19 00:00:00 수

경희대 한의대 본과 4학년 이충영

슬통에 이어서 써 봅니다.

내가 아시혈 쓰는 요령(아시혈이라하지않고 눌러서 아픈 곳이라 말하고 싶다.)

1. 누르거나 집거나해서 아픈 곳을 찾는다. 누를 때는 밑에서 뼈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누른다. 뼈가 밑에서 밀리
지않고 받혀주어야 근육 아픈 곳이 도망을 못가고, 아프게 느껴지지 그렇지 않고 밑에서 받쳐주는 곳이 없으면
이러저리 근육이 움직이면서 찾기가 어렵다.

2. 가장 아픈 곳을 찾는다. 어느 방향으로 누를 때 아픈지를 기억한다.

3. 대개는 哽結이 느껴진다.

4. 침은 꼭 굵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고 정확히 찌르는게 중요하다. 體幹部에서는 근육이 뭉쳐있으면 침이 들어
가면서 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臟腑를 찌를 수도 있으나 팔다리는 굵은 것이 아니어도 좋고, 한번에 경결점을
제대로 찌른다는 보장이 없어서 여러번 피부 가까이 빼내었다가 방향을 바꾸어서 다시 찔러야 할 경우가 많고,
경결이 크기도 하고, 근처에서 여러곳에 있을 수 있어서 酸脹重麻의 느낌( 통증의 다른 이름이라 본다)이나 근육
이 뛰는 현상이 여러 번 나타나니 그런 반응이 없어질 때까지 찔러야하므로 굳이 굵은 것을 안쓴다. 3호는 휘기
도하는데 5호는 너무 굵은 것같고, 나는 3호 일반 침을 그냥 쓴다.

침이 아프다는 말에 대하여 짚고 넘어간다.

침이 뽀쪽하게 생겨서 아픈가? 그렇지않다. 감각을 느끼는 부위는 피부에 집중되어서 외부로부터 우리 몸을 보
호한다. 피부를 관을 써서 빠르게 뚫거나 관을 안 쓰면서도 잘 찌르는 사람들은 안 아프게 찌른다.

깊이 찌르면 아프다!. 그렇지 않다 엉덩이 근육에 침을 꽂아 보아도 별 느낌이 없다. 실제로 깊이 들어갈수록 감
각신경세포의 분포는 떨어진다.( 잘은 모르지만 뇌에는 감각세포가 거의없고 오장육부에도 그렇게 생각된다) 혈
관을 찌르면 아프기는 아프다. 그렇지만 링겔주사 생각해보면 들어갈 때 뿐이다. 그런데 왜? 산창중마의 느낌이
침을 꽂아 놓으면 계속 유지되며 침을 뽑고 나서도 그 느낌이 계속 남을까? 신경을 건들면 순식간에 전기오는
그 느낌은 다 알 것이다.

아픈 이유는 통증을 유발하는 근육의 섬유가 경결되어 있기때문이고, 침이 그 자리를 정확히 꽂으면 그야말로 평
소 팔이, 어깨가 무겁던 사람은 천근 만근 무거운 느낌이 들고, 때로는 팔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 팔이 어깨가 없
어져버리는 느낌등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내가 보아왔던 침술은 가볍게 찌르고, 가끔씩 무겁다든가 저리다든가 아프다든가하는 호소를 환자로부
터 듣게되면 발침을 해버린다. 내가 그랬는데 알고 보니 여러혈 자리에 교과서에 써 있는대로 찔러놓아도 별 느
낌이 없다가 어쩌다 강한 느낌이 오면 환자가 놀래고 나도 놀래고 하여 발침을 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하고 있다.
산창중마의 느낌이 안오면 오히려 침의 방향을 바꾸거나 뺏다가 다시 찌르기를 반복한다. 작탁( 새가 쪼는 것처
럼)한다. 또는 合谷刺라고 해서 患處주위 가까이에 삥둘러서 여러개를 꽂는다. 이유는 어느 침에 경결처가 제대
로 걸려들지 모르니 여러군데에 찌르는 것이다.

하여튼 내 침은 아프다고 안하면(산창중마) 그냥 빼버리고 아픈 곳을 찾아 진땀이 난다. 대신 아프다고(산창중
마)하면 나는 편안해져서 마구 찌른다. 환자는 죽어나고 그런데 이렇게 방법을 바꾼뒤로는 정말 잘 낫는다. 하
여 침에 더욱 재미가 붙었고.....

肩井같은 곳은 폐에 기흉이 생길까 두려워하는 곳인데, 침이 깊이 들어갈때는 무척이나 진땀을 흘렸는데, 지금
은 요령을 얻었는데 그것은 침 끝에 딱딱하게 경결처가 느껴지고 침 맞는 사람이 계속 산창중마의 고통을 호소하
면 깊이에 관계없이 찔러도 괞찮더라는 것을 알았다. 깊이 들어가면 여전히 긴장되기는 하지만...

요컨대 폐를 둘러싸고 있는 막이거나 허리에서 지실혈같은 곳을 깊이 찌를 때도 공팥을 찌를까 걱정되기는 마찬
가지이지만, 진짜 위험할 때는 아무 느낌도 없는데도 깊이 들어갈 때이다. 실제로 오장육부를 둘러싼 막을 통과
할 때 크게 통증을 알리는 신호체계가 있다면 기흉이라는 사고가 났을까?

따라서 해부학적인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감각에 의존하는데 그것은 산창중마가 나침반이 되어서 찔러들어간
다. 방향과 깊이를 인도해주는 통증의 안내를 받으면서 이렇게 깨닫고 보니 견정혈도 위에서 눌러서 아플 때는
위에서 수직으로 작탁을 하고 짚어서 아프면 앞뒤로 투자하듯이 찌르니 득기감은 굉장하고 치유효과도 좋았다.
실제 근육의 경결처는 깊이가 일정하지 않고 표면에 있는 곳도 많아서 그야말로 침관을 써서 탁 치는 깊이에서
도 산창중마를 얻기도 한다. 깊이 넣는 것이 자랑은 아니다.

5. 이렇게 작탁하듯이 아픈 곳을 찾아 근육을 헤짚고 다니다보면 어떤이는 내출혈이 심하여 퍼렇게 멍이 넓게 든
다. 이럴 때는 스티커뜸을 붙이면 붙인 곳만 다음날 보면 하얗게 살색을 찾아 있다. 그래서 여러개를 붙여야 하는
데 연기를 감수할 수 있는 사정만 허락한다면 심주섭뜸이라고 하는 왕뜸(링뜸)으로 넓게 땀이 날정도로 따뜻하
고 약간은 뜨겁게 해주면 넓게 퍼진 멍도 쉽게 없어진다. 이렇게 마무리를 하면 된다.
나는 발목을 삐어서 부으면 먼저 사혈을 하여 부기가 내리면 발을 움직이기가 편해지되 사혈로 인한 시퍼런 멍
이 보기 싫으니 스티커 뜸을 여러 곳에 데지 않을 정도로 뜨겁게 붙여주면 멍이 없어져 좋다고 생각된다.

6. 근육 덩어리가 큰 곳은 뼈를 향하여 꽉 누르고 그 상태에서 근육이 얇게 느껴지는 상태로 만든 상턔( 즉 지방
은 안 느껴지고 )에서 왼손을 떼지않고 오른 손으로 침을 꽂는다. 쓸데없는 지방층이 침의 깊이를 잡아먹어서 심
부 근육에 경결이 있을 때 이에 도달하지 못할 까 두려워서인데 엉덩이에서 썼던 방법을 거의 모든 곳에서 그렇
게 했더니 반응이 훨씬 좋았다.

이제까지 제가 느낀 것 위주로 감각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임상에서 느낀 것은 이렇게 하다보니 정경혈들이 하
나 둘 그 의미가 살아서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에컨대 먼길을 갈 때는 족삼리에 뜸을 뜨고 가라는 말처럼 족삼
리가 있는 전경골근은 그냥 발목을 내전 배굴시키는 방향성에서만( 맞나요?) 보는게 아니고 발목 다리에 문제가
있으면 즉 보행에 문제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살피게 되고 실제로 그곳에서 앞통을 느끼면 침을 놓고 산창중마가
나타나면 좋은 효과를 얻으면서 족삼리와 친해지고 점차 그렇게 여러 혈들과 친해지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7. 침맞는 사람과의 사전교감.
제일 중요한 대목인데 워낙 침이 아프다고 말들 하니까 겁을 먹어서 왜 통증(산창중마)을 느끼게 되고 그렇면
잘 낫는지를 잘 설명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실제 옛날 말로 맥잡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교감이 없으면
서 침을 놓으면 듣는 소리가 “맥도 모르면서 침통흔든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침이 고문침이라는 별명을
들으면서 사전에 침맞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이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환자들이 그
런 설명을 좋아하고 또 실제로 고통스런 느낌이 없어지는데 따르는 고통은 감수할 수 있다고 하면 아무리 아파
도 훈침은 안난다.

8. 아픈데 정말 아프지만 잘 낫는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말로 다 못한다. 이렇게 감히 말할 수 있게 나에게 몸과 마음을 내어준 이 땅
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감사한다.

끋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판의 말씀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2001년 6월 13일 이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