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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동작을 재현해보세요.,

이충영

2003.03.19 00:00:00 수

경희대 본과 4년 이충영 772637001

지난번 눌러서 아픈 자리에다 침을 놓으면 아프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눌러서 아픈 자리는 침을 꽂으면 비교가 안 되게 아파야 제대로 "문제가 있는 근섬유를 찌른 것"이지 손으로 눌렀
을 때는 아픈데 침을 놓으면 안 아픈 것은 제대로 찌른게 아니라 헛방을 찌른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였는데

그 후 계속 잘 나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운동기질환인 근골격계질환은 잘 낫습니다.
잘 안 나으면 "왜 그렇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먼저
이야기 하나
눌러서 아픈자리 찾는 요령!

근골격계 통증의 특징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알고 나니!) 움직일 때 아프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먼저 환자에게 어떻게 동작 할 때 아프냐고 묻습니다. 흔히들 이렇게 하지요.

하지만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저는 아픈 동작을 해보세요라고 시킵니다. 그냥 아픈 시늉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로 아픔이 재현되는 자세와 동작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어디에서 아픔이 느껴지는 지를 말하라고 합니다. 이 때 중
요한 것은 시늉이 아니라 내 앞에서 얼굴이 찡그러지도록 자세와 동작을 재현하고 바로 그 때 어디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표현하도록 합니다.

생각해보면 마치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하게 하면서 자기를 성찰하게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는 것을 치료의 첫걸음으로 삼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컨데 물걸레를 짤 때 팔꿈치가 아프다 하면 수건을 주고 짜는 동작을 실제상황으로 재현시키고 어디에서 기분
나쁨을 느끼는지 말하게 합니다.

환자가 아픈 동작을 재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한 캐나다인이 대퇴골두에 골관절염으로 인하여 문제가 생겨서 한쪽 다리를 쩔룩거리면서 왔습니다.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 말하라니까 양반다리를 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아프겠지만 다시 그렇게 해보라고 했더니 실제로 아픈 것은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굽히는 자세와 허리를
펼 때 엉덩이쪽이 아펐지 앉고 나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픈동작의 재현이 아시혈 찾는 요령입니다. 환자가 다 가르쳐줍니다. 그동안에 저는 근육의 운동들을 생각하고
여기저기 눌러보면서 애를 썼는데 말귀 알아듣는 환자는 금방 알아듣고 제일 아픈 곳을 잘도 짚어줍니다,

이야기 둘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에 아시혈로 재미를 보자 노인네들도 가능할까 궁금해졌다.

하여 다시 예전에 베트남 의료활동 가기 전 인연을 맺었던 노원1구 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을 만났는데 역시나
기
대이상으로 참 잘들었다.

문제는 뼈와 근육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근육에 경결이 생기고 아직 살이 남아 있으면 자침에 점핑이라든가 하
는 반응이 잘 나오고 좋은데 노인들 중 학다리처럼 근육이 일부만 마른게 아니라 거의 전부 마르고( 아프면 안
움
직이니 더 빠진 것으로 보인다) 한 분들은 경결도 없고 아프기는 아프지만 침에 잘 반응도 안하고

하여
드는 생각이 근육이 말라서 침에 잘 반응이( 산창중마와 점핑등) 안 나오면, (특히 눌러서 안픈데 침을 놓으면
더
아프다는 것이 잘 안 맞아 들어갈 때 는 )
이는 뼈의 문제로 생각되고 뼈에 관한 약물치료를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침치료영역은 근육의 경결에
국한되어 있으므로.......

이야기 셋
옛사람들은 비유로 설명을 많이 했는데 참 옳다는 생각이 든다.
경결점에다 침을 놓을 때 침끝에서 꽉 무는 느낌과 함께 소리지르는 환자를 대하면 낚시할 때 "물었구나" 하는 것
과 꼭 같다. 그럴 때면 그 자리에서 침을 빼지 말고 계속 반복하여 찌르기를 반복하거나 또는 바로 그 주변에 바
짝
붙여서 여러개를 같이 찔러보면 거기에는 그런 고기물린 반응이 계속 나오게 됨을 쉽게 경험한다
고기는 물린 곳에서 계속 물리듯이 자리를 잘 잡아야 하고 그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야기는 알아먹는
사
람이나 알아들을 이야기다.

사족일지 뼈아픈 충고일지

한의대 친구들의 질문들

하나 침이 아프면 맞겠는가?
둘 무료봉사니 잘 낫는다?
셋 승모근을 찝을 때나, 누를 때나 몸의 여기저기를 누르면 아플 때 누르
면
누르니 아픈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참으로 우리의 임상교육이 한심한 수준임음을 생각게 된다.

사람의 몸에 대해서 만져보지도 않고 질병과 병리에 대해서는 졸졸 읊어대는 학생들 아니 학생만 그런게 아니
라 의사 한의사들도 그럴 것이다.

늙은이와 젊은이의 몸을 느껴보고 운동하는 사람과 운동하지 않는 사람을 비교해 보라!

그런데 고맙게도 아픈 사람들은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기꺼이 몸을 나에게 맡겨 왔다. 그런데 배우는 학생들은 오
히려 침을 안 맞는다. 나는 나에게 침을 맞아 준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과 가난한 노인네들에게
서
큰 위로와 깨달음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이 자랑스럽다.

침을 배우는 사람들이 인간의 몸을 만져보지도 않고 몸의 경락만 생각한다. 경락만 생각하고 침을 놓고는 잘 안
나으면 침이 재미 없어진다.

침을 놓기 전에 먼저 인간의 몸에 대한 뼈와 살과 핏줄 등을 느껴보고 그리고 어디가 다른 부분과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면 경혈자리는 달리 있는게 아님이 느껴진다.
아시혈을 찾기 위해 환자의 온몸을 만져 주면서 어디가 가장 문제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은 환자와 친교와 공감하
는 시간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여자의 경우도 거의 상체는 벗기고 일을 한다. 부라자만 남기고..등뒤에서 일할 때는 반듯이 부라자끈을 풀어서
긴장을 풀어준다.
여인네들의 특징이 아기를 키우면서 어깨 아픈게 생기는데 옷을 입히고는 손 끝에 오는 감각을 알 수 없으므로
당연한 일이다.
이로 인하여 여성 팬들도 늘어간다. 이렇게 친절한 의사는 별로 없거든요.

의문점들!
가끔씩 신경을 직접적으로 건드릴 때가 있는데 무슨 부작용이라도 생길 가능성은 무엇일까?

새로 배운 사실!
함께 일하는 물리치료사께서 상부승모근이 딱딱한데 마른 체격이라 경결의 크기도 심하지 않고 하여 그렇게 심
한 경결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만져보면서 그 사람이 근육이라고 하는데 나에게는 뼈처럼 느껴지는 곳이 있었다.
근육도 뭉치면 뼈처럼도 느껴지는구나!
침을 놓는데 잘 들어가지가 않는다.

경결도 크고 살집이 많은 사람한테는 침이 잘 들어갈 때도 많은데 이 분의 경우는 살집이 없으면서도 경결이 있
는데 침이 잘 안 들어갔다.
이는 예후판정에 있어서 오래 걸릴 경우라고 생각된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허리에 침을 놓을 때!
할머니들의 경우 가만히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프다는데 허리를 보면 요추 양쪽이 모두 딱딱해져 있어서 침이
잘
안 들어간다. 오래 앓아 온 흔적으로 생각되고 그 곳에다 굵은 침으로 여러개를 놓을 필요를 느낀다.
즉 '만성이다' 라는 말씀입니다.

학기수료가 16일 남았습니다.

침을 주로하고 약은 보험약과 몇 가지만으로 한의원 운영이 되는지 시도해 보고 싶은 그래서 앞으로 후배들에
게
침을 실제적으로 익힐 수 있는 침대가 많은 한의원으로 운영해 보고 싶은
한의원 경영에서도 잘 해보고 싶은 이충영올림.

◈ 이선형 ─ 개업초기마음고마워요.계속변치말길.순수한그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