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침뜸2...정책과제
“침구사 양산하여 노인건강 지킴이로”
급속한 고령화 … 차기 정권 핵심 정책과제
총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가 넘어서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2020년경에 고령사회 진입하고, 빠르면 2025년 늦어도 2030년에는 초고령 사회 진입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내놓은 대한민국의 고령화 시간표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령화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는 것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속도로 진행 된다는데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걸린 시간이 프랑스 115년, 스웨덴 85년, 미국 71년 정도. 세계를 놀라게 한 사상 초유의 고령사회인 일본도 24년이 걸렸다. 이에 반해 한국은 2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급속한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고령화 대책 중에서 핵심적인 사항이 의료문제이다. 노인은 면역성이 약해 질병에 걸리기 쉽고 병에 걸리면 만성화되기 쉬우며 다른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고 신체 각 부분에 동시에 병에 걸리기 쉽다. 하지만 노인들은 의료요구에 비하여 병원을 이용하는 비율이 저조한 편이다. 늙어서 생긴 병이라 어쩔 수 없다고 여기거나, 치료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질환은 대체로 의료비는 많이 들어가는 반면, 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노인 인구의 의료비 역시 초고속으로 증가했다. 1990년 총 진료비 중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5%였으나 1998년에는 22.7%에 달했다.
최근 10년 새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가 3배 이상 늘고 노인의료비는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말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0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료비는 90년 1621억원에서 지난해 1조5821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이 기간 중 건강보험 대상 노인은 196만명에서 302만명으로 1.5배가량 늘어났다.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 마련을 위해서 먼저 고령화의 진통을 겪어 온 일본의 대응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00년 현재 기대수명이 여성 84.6세, 남성 77.6세인 세계 최장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의료재정 비율이 8%로 OECD 가입국 가운데 낮은 수준에 속한다. 일본의 의료재정 안정에는 침뜸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일본은 88년 침구사에 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을 하여 침사와 구사를 배출, 독립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침사(鍼師)가 12만 및 구사(灸師)가 12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일본의 노인건강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침과 뜸을 1차 진료로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민간봉사단체인 뜸사랑이 고령화 사회의 노인보건의료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서울 창신동에서 금호건설의 후원 아래 상설 봉사실을 운영하며, 노인들을 위한 침뜸무료진료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침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들의 병명은 요통이 29.7%로 가장 많았으며, 관절염(22.3%), 중풍(15.9%) 순이다. 이러한 현상은 노인질병의 특징을 잘 반영해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 질병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의 질병이 11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비율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나 만성적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노인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이 질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 질병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반면에 치료기간은 1년 이하가 전체의 43.6%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들의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뜸사랑의 침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들 중 70.9%가 현재의 무료 서비스가 일반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유료화 될 경우에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해 침뜸치료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7%의 이용자가 침뜸의료에 만족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뜸사랑 봉사단은 전국의 각 봉사처에서 년간 연 4~5만명의 노인들에게 침뜸무료진료를 하고 있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고령화 시대의 의료비 지출급증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저비용 고효율의 침구술을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히 요망된다. 특히 뜸요법은 배우기 쉽고 시술이 간편하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가정건강요법 또는 자가건강요법으로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침과 뜸을 널리 보급하여 의료비 절감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침뜸을 살려 질병으로 고통을 받은 사람들에게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인들 등 실질적으로 침뜸술을 필요로 하는 계층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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