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열교정 전문병원의 이름은 [Orthodontic Center of America(미국 치아교정 센터)].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병원기업으로 미국은 물론 멕시코, 스페인, 일본 등지에 600여 곳의 지점을 내고 있다.

이 회사의 임원진이 비밀리에 한국에 들어와 미국 내 치과대학을 졸업한 국내 개업의들과 접촉하고 연봉 협상까지 벌였다는 구체적인 설이 돌면서 이 소문은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의료 서비스 개방을 앞두고도 외국 병원자본의 침투에 무감각했던 국내 의료계는 이 사건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료 시장 개방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01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가 새로운 체제로 출범함과 동시에 시작된 새로운 라운드인 도하 개발 아젠다(DDA)는 서비스 시장에 일대 회오리를 몰고 올 전망이다. 우루과이라운드의 쌀 시장 개방 압력처럼 2005년부터는 의료를 포함한 12개 서비스 시장의 문도 열어 젖힐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DDA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면서 의료진들의 위기의식도 한층 현실화되었다. 올해 초 삼성서울병원 이종철 원장은 삼성의료원보에 실은 신년사를 통해 “호시탐탐 국내 상륙 기회만 노리던 해외 선진 의료시스템과 자본이 몰려들 채비를 마쳤다”며 의료 개방을 앞둔 국내 의료계에 의미심장한 경고를 했다. 또한 이 원장은 “이제 우리는 지각변동에 가까운 생존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의료 시장 개방과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징후는 이것뿐이 아니다. 미국의 유명한 암 전문병원이 한국의 병원과 연계하여 연구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중앙병원 같은 국내 최고의 종합병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미국의 유명 종합병원과 연계를 맺고 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미국 병원계는 이미 4∼5년 전부터 한국 주재 상무관 등을 통해 한국의 의료 시장 규모와 의료 수용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 내부의 사정을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 더불어 한국을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중의학의 세계화를 수십년 동안 추진해 온 중국이 한국의 전통의술 분야에 대해 전면적이고 강력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는 물론이고 특별히 전통의학 분야에서는 교육분야에 대해서도 개방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과정을 거치며배출되어 있는 침구전공 중의사들과 침구사, 침술에 해박한 중서결합의들이 물밀 듯이 밀려올 것이 불을 보듯 뻔 한 상황에서 한국에는 침구사제도하나 만들어 놓지 않고 있어 한국의 침구의료는 중국침구전문인들에게 온전히 넘어갈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