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노인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노인 인구의 의료비 역시 초고속으로 증가했다. 1990년 총 진료비 중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5%였으나 1998년에는 22.7%에 달했다. 8년 사이 1.8배나 증가한 것이다.
1990년에서 1998년 사이 전체의료비와 노인의료비의 증가 지수를 비교해 보면 차이는 더욱 확연해진다. 1990년의 총의료비를 100으로 보았을 때 1998년의 총의료비는 340으로 3.4배 증가하였으나 같은 기간 노인의료비는619로 약 6.2배나 증가했다. 더구나 연평균 증가율 25.6%를 기록하며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노인환자에게서 가장 흔한 질병으로는 관절염(53%), 고혈압(42%), 청력장애(40%), 심장질환(34%), 시력장애(23%), 그리고 당뇨병(8%) 등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장년층에 비해 만성질환과 퇴행성질환이 두 배 이상의 높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다. 1994년 65세 이상 노인의 86.8%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으며 연령별 유병율은 65-69세 86.3%, 70-74세 84.6%, 75세 이상이 89.7%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만성질환 유병율은 높아지고 있고 그 중 74.6%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의료요구에 비하여 병원을 이용하는 비율이 저조한 편이다. 노인들이 의료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퇴행성 또는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치료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치료비 부담 능력이 없어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노인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은 면역성이 약해 질병에 걸리기 쉽고 병에 걸리면 만성화되기 쉬우며 다른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고 신체 각 부분에 동시에 병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의료비는 많이 들어가는 반면, 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노인환자들은 최고 2～3가지의 질병을 함께 보유하고 있으며 , 이들은 대부분 만성퇴행성질환으로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을 비롯한 심혈관계의 질환, 뇌졸중을 위시한 뇌혈관계 질환 등의 대사 장애성 질환 및 퇴행성 골관절증 등 만성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노화과정인 생리적 현상에 기인한다. 이들 노인성 질환에는 침뜸이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침뜸의학적으로 볼 때 노인들는 일반적으로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이 많다. 침과 뜸은 이렇게 기혈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기는 증상에 대해 기혈의 통로인 경락과 경혈을 자극하여 몸 전체의 기혈 순환을 돕고 균형을 회복하여 주는 의술이다. 자연회복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는 수술이나 약제의 사용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약이나 수술 방법을 쓰지 않고 몸의 기운을 회복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침뜸의학은 노인들에게 더 없이 훌륭한 자연치유 의술이다.

노인들의 질환은 대부분 만성질환이다. 옛 고전에서도 오래된 병에는 뜸이 제일이라고 했다. 만성질환으로 치료가 어렵다는 당뇨병과 각종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치매예방에도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침뜸이다.

침뜸의학적으로 볼 때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배꼽을 중심으로 하여 주로 위로 이운이 쏠여 잔걱정과 잔소리, 욕심(老慾)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기운이 없어 다리가 약해지고 걸음걸이도 시원치 않으며 활동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렇게 위와 아래의 기운의 균형이 틀어져서 건강하지 못한 노인에게는 족삼리에 뜸을 뜨도록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급증하는 노인들의 질환으로 뼈마디(주로 허리, 무릎, 어깨 등) 부위의 질환이 많다. 이 경우에도 침뜸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 한다. 특히 노인들은 여러 가지 통증을 호소한다. 이 경우에도 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같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진통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침뜸이다. 한약에 비해서도 훨씬 간편하고, 재료비가 거의 들지 않으며 특히 뜸은 가정 민간요법으로도 널리 활용할 수 있어 의료재정난 해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봉사단체 ‘뜸사랑'이 운영하는 서울 창신동의 침뜸봉사실에서 침뜸봉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들의 병명은 요통이 29.7%로 가장 많았으며, 관절염(22.3%), 중풍(15.9%) 순으로 주로 노인성 질환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노인질병의 특징을 잘 반영해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 질병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의 질병이 11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비율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나 만성적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노인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이 질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 질병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반면에 치료기간은 1년 이하가 전체의 43.6%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들의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뜸사랑의 침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들 중 70.9%가 현재의 무료 서비스가 일반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유료화될 경우에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해 침뜸치료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7%의 이용자가 침뜸의료에 만족하고 있음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