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술이 구소련에 공식적으로 수입된 것은 1950년대이다.
17명의 소련 의사가 중국에 파견되어 6년에 걸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부터이다. 그렇지만 비공식적 혹은 민간 차원에서 침술이 전해진 것은 이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옛날부터 소련은 동쪽에 위치한 요동지역과 서쪽에 있는 유럽을 통해 동양의 문물을 받아들여왔다. 동양의학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동쪽과 서쪽의 두 방면에서 유입되었는데 최초의 유입은 유럽보다는 요동지방에서인 듯하다. 소련으로 들어온 동양의 의술은 지역 또는 부족의 토속 의술과 결합되면서 세대를 거듭해 전해 내려 왔다. 오늘날 구소련 지역의 부족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까지 토속 의술을 활용하고 있다.

1970년대 중국의 침 마취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침술의 세계적 붐은 소련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구나 1975년 당시 서기장이었던 브레즈네프가 침술로 뇌졸중을 치료하면서 침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소련 정부는 우주비행사들에게 보건훈련의 하나로 기초적인 침 치료법을 가르쳤다. 이 시도는 우주공간에서 비행사들이 생리기능의 형평을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음이 증명되었다. 지금 러시아에서는 통증 치료, 마취, 천식, 비만, 금연, 금주 등에 침술 치료가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러시아에는 약 10만명의 의사가 있는데 이 가운데 30% 정도가 침구 시술 인정을 받은 상태다. 침술 교육은 1년 과정으로 6개월 동안은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6개월간 침구 임상 실습을 한다. 또한 24개 의과대학에서 침술학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술은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다. 러시아에서는 원칙적으로 의사만이 침을 시술할 수 있으나 의사의 감독 책임 하에서는 외국의 의사나 침사도 시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