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는 1962년 3월 20일 국민의료법이 의료법으로 개정된 이후 침구시술권이 한의사에게 이양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법에는 침구술권을 한의사에게 이양, 또는 부여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으며 한의사의 업무 한계를 다룬 규정에도 침구시술권에 대한 언급은 없다.
1962년 침구사 제도가 폐지되고 신규 침구사 배출의 길이 단절된 이후 우리나라 침구술은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 한의과대학 외에는 합법적으로 침과 뜸을 전수할 길은 단절되었으며 값싸고 병 잘 고치는 침구술은 첩약 처방이 가져다주는 엄청난 이윤에 의해 한의사들에게서 외면당했다.

이재오 의원님께서는 조속히 침구사법 부활을 위한 의료법 개정 노력을 철회하시어 한의계가 분노하는 상황을 만들지 마시기 바랍니다.2125

침구사제도를 부활하는데 필요한 규정을 마련한 의료법 개정안을 제안한 이재오 의원(한나라당)의 홈페이지에는 침구사제도를 반대하는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의 격한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한의계의 침구시술에 대한 독점적 권리 주장은 침구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기존에 한의사집단이 가지고 있던 배타적 영역을 공고히 하겠다는 욕심일 뿐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이제라도 침구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침구사제도는 침구사집단이 침구시술에 대한 권리를 독점하려는 의도에서 제안한 제도가 아니다. 현재 면허가 있는 침수사의 수가 8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고령에 이르러 침술원을 개원하고 있는 침구사는 50여명정도. 이정도의 침구사들이 1만2천명이 넘는 한의사들과 상대가 되겠는가. 침구사제도는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야한다. 침구술의 대중화와 발전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이다.

침술과 구술(灸術)은 치솟는 의료비의 증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며 만성 및 퇴행성 질환으로 대변되는 고령화 사회의 의료대란을 돌파구이다. 더불어 침뜸은 재정 지원이 부족해 주민 건강사업을 적극적으로 계획, 실행하기 어려운 보건소의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탈출구이며 무의촌(無醫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나 가정방문 간호사에게 뜸술을 제대로 배우게 하여 활용하는 등 발상을 전환하면 침뜸을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조선 성종 때 중국침구서인 『신응경』을 간행하면서 한계희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침뜸 처방은 돈을 들여가며 멀리서 구하는 수고를 안 해도 되며…, 준비하고 쉽고 휴대하기도 편하며, 빈부귀천이나 병의 완급에 관계없이 적합하지 않을 때가 없고, 하물며 효과에 있어서도 약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바가 있어 그 신묘함을 다 말할 수 없다